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동문건설이 내년 워크아웃 졸업을 희망하고 있지만, 실적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실패하고 있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동문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동문굿모닝힐' 홈페이지 갈무리. <동문건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건설업계 전체가 대내외적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서도 중견건설사 동문건설이 유난히 힘든 겨울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10년 만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을 종료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신년 구상은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경영 악화에 따른 결손금 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여기서 벗어날 만한 마땅한 수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예상치 못한 부실시공 논란에 휘말리면서 시장과 입주민들의 신뢰를 더욱 잃게 됐다.

◇ ‘자본잠식’ 동문건설… 워크아웃 11년 장수생 되나

동문건설이 워크아웃 ‘11년’ 장수생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동문건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10여 곳의 중견건설사 중 한 곳인데,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부터 올해까지도 워크아웃 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란 분석이다. 동문건설은 지난해 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2018년 12월까지 채무 상환을 유예 받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또 다시 대출금 및 이자 지급을 연장해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동문건설의 실적과 재무 등 자금 사정이 몹시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빚을 갚은 여력이 안 된다는 얘기다.

완전자본잠식. 동문건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문건설은 지난해 결손금 규모가 419억원으로 늘어나면서 3년 만에 다시 자본이 완전히 잠식됐다. 그 결과 자본 총계가 납입 자본금에 한참 못 미치는 마이너스 318억원이 됐고, 부채비율도 무의미한 지경에 이르게 됐다.

실적 개선에 실패한 탓이 컸다. 2015년 17억원에 이르는 결손금 규모는 1년 만에 419억원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지난해 4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문건설은 완전자본잠식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선 예년 실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해야 하지만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워크아웃 돌입 이후 최대였던 2014년 당시 3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다 하더라도, 100% 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져나가기는 힘든 상태다. 업계에서 워크아웃 신청 10년째인 내년에도 동문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 타일 갈라지고 빗물 줄줄… A/S 신청 ‘1만’건

이처럼 워크아웃 졸업일이 기약 없이 멀어져 가고 가운데, 동문건설은 부실시공 의혹에까지 휘말리며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입주 2년째인 동문건설이 시공한 부산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단지 곳곳에서 나타나는 하자로 인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닥 타일의 이음새 부분이 부러져 보행에 지장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장 균열과 누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시공 책임이 있는 동문건설은 하루 빨리 보수에 나서야 하지만, 하자 신청 건수가 무려 1만 건에 달해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본지는 이와 관련해 동문건설 측에 사실여부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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