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피커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보이는 AI스피커’에 대해서다. 국내외 AI스피커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스피커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KT의 ‘기가지니 테이블TV’ /KT
AI스피커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보이는 AI스피커’에 대해서다. 국내외 AI스피커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스피커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KT의 ‘기가지니 테이블TV’ /KT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AI스피커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보이는 AI스피커’에 대해서다. 최근 AI스피커 제조사들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신형 기기를 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활용도를 높이고 고객 확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017년 이후 잠잠했던 AI스피커 경쟁의 2라운드가 시작될 전망이다. 

◇ KT, 보이는 AI스피커 ‘기가지니 테이블TV’ 선봬

지난해 잠잠했던 AI스피커 경쟁이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 최근 국내 ICT 기업들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보이는 AI스피커’ 출시에 나섰다. 음성으로만 명령 가능한 기존 AI스피커 대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29일 KT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West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일체형 AI TV ‘기가지니 테이블TV’를 선보였다. AI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패드와 비슷한 11.6인치 크기에 유선랜 없이 와이파이(Wi-Fi) 연결만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원만 연결할 수 있으면 침실, 주방, 서재 등 집안 어디서나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또, KT는 이번 기가지니 테이블TV에 IPTV 기능을 포함했다. 

KT AI사업단장 김채희 상무는 “가족이 함께 인공지능을 즐기는 셋톱형 기가지니가 인공지능에 대한 친밀도를 높였다면 이번에 선보인 일체형 기가지니 테이블TV와 AI 개인화 서비스는 취향과 개성에 맞춰 인공지능을 즐기는 트렌드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범용 AI 모듈이라고 할 수 있는 ‘기가지니 인사이드’ 같은 차별화 기술을 선보여 대한민국 AI 생태계 활성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 AI스피커, ‘디스플레이’ 달고 경쟁 재점화

통신3사가 AI스피커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SK텔레콤의 ‘누구 네모(왼쪽)’와 LG유플러스의 ‘U+tv 프리’ /SK텔레콤, LG유플러스
통신3사가 AI스피커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SK텔레콤의 ‘누구 네모(왼쪽)’와 LG유플러스의 ‘U+tv 프리’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의 이번 발표는 SK텔레콤의 ‘누구 네모’ 출시 결정 이후 열흘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8일 디스플레이 탑재형 AI스피커 ‘누구 네모(NUGU nemo)’를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 모두 기존 AI스피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AI 스피커가 전달하는 정보를 보다 직관적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며, 사용 편의를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당시 SK텔레콤 박명순 AI사업유닛장은 “AI스피커를 통해 듣는 정보를, 화면으로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해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며 “앞으로 중소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AI 관련 생태계를 키워서, 소비자들이 5G 초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AI 서비스를 누리실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이미 유사한 제품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IPTV 기능이 탑재된 AI기기 ‘U+tv 프리’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화면일체형 무선 셋톱박스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차세대 AI스피커인 ‘U+AI_어벤져스’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새로운 형태의 AI스피커 출시를 위해 국내에서 사랑 받고 있는 캐릭터인,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 IP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3사 제품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출시한 보이는 AI스피커 누구네모, U+tv 프리 등은 스크린 터치가 가능한 반면, KT의 경우 터치 조작이 불가능하다. KT 기가지니 테이블TV의 경우 리모컨 및 음성 조작만 가능하다. 

KT는 “디스플레이 탑재형 AI스피커를 호텔에 선보여 활용 중”이라며 “해당 단말에서 사용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음성과 터치 사용 비율은 8대 2 수준으로 확인됐다. 음성만으로 제어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치고 나오는 ‘통신사’… 한발 늦는 ‘포털’

글로벌 AI스피커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 탑재형 AI스피커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시계 방향) 아마존 에코쇼, 구글 구글홈허브, 네이버 클로바 데스크, 페이스북 포털 등의 모습. /각사 홈페이지
글로벌 AI스피커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 탑재형 AI스피커를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시계 방향) 아마존 에코쇼, 구글 구글홈허브, 네이버 클로바 데스크, 페이스북 포털 등의 모습. /각사 홈페이지

이에 따라 AI스피커 시장은 2년 만에 다시 경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총 6개의 AI스피커가 출시됐다. 당시 나온 제품은 △KT ‘기가 지니(2017년 1월)’ △SK텔레콤 ‘누구 미니’(2017년 8월) △네이버 ‘웨이브’(2017년 8월) △네이버 ‘프렌즈’(2017년 10월) △카카오 ‘카카오미니’(2017년 11월) △LG유플러스 ‘U+우리집AI’(2017년 12월) 등이다. 2017년 하반기에는 매달 새로운 AI스피커가 공개되며 경쟁이 격화된 바 있다.

이번엔 디스플레이 탑재형 AI스피커 경쟁이다. 해외에서도 아마존, 구글, 레노보, 페이스북 등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스피커를 출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 역시 지난 3월 디스플레이 탑재형 AI스피커 ‘클로바 데스크’를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일본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통신3사만 디스플레이 탑재형 AI스피커를 출시한 상태다. 확대되고 있는 AI스피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포털 측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일본에서는 지난 3월 보이는 AI스피커 ‘클로바 데스크’를 출시했다”며 “다만, 국내 출시 계획은 미정이다. 아직까지 같은 제품의 출시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카카오에서는 아직 보이는 AI스피커를 출시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는 출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