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편의점 재계약 점포가 대거 쏟아지게 되면서 업계 최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각 사
올해부터 편의점 재계약 점포가 대거 쏟아지게 되면서 업계 최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각 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편의점 업계 1위 CU가 다급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올해부터 편의점 가맹점이 대거 FA(자유계약) 시장에 쏟아지게 되면서 GS25에 추격의 발판이 마련됐다.

◇ 봇물 터지는 FA… 편의점 ‘추격전’ 개봉박두

편의점 업계 최상위권에 순위 변동이 생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수년간 편의점 업계는 CU와 GS25가 점포수 기준 1, 2위 자리를 지키며 ‘탑2’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뒤집어질 듯 뒤집어지지 않던 최상위권 순위에 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가맹점주들이 대거 FA시장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편의점 가맹계약은 1년이나 2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5년 단위로 맺어지는 편이다. 창업 열풍이 불었던 2014년부터 국내 편의점 수가 급속도로 늘기 시작했는데, 당시 업계에 뛰어든 가맹점들의 계약 만료가 임박해지고 있는 것이다. 2014년 한 해에만 1,161개가 늘어난 편의점은 이후 3년 간 매년 3,000~4,000개씩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2,040개가 폐점하면서 1,627개 순증에 그쳤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재계약 대상 점포수가 2,000여개로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간판을 ‘갈아타는’ 점주들이 흔한 건 아니다. 점주 입장에서 본사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점포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닐 수 없다. 당분간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일도 각오해야 한다. 그럼에도 재계약을 맺는 10곳 중 1곳은 간판을 교체한다고 알려졌다. 모집단 수가 커지면서 수백 곳의 간판이 바뀔 수 있는 게 업계 현실이다.

편의점 ‘탑2’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CU와 GS25는 지난 수년간 100여개 차이로 치열한 점포수 싸움을 펼치고 있다. 2016년 129개로 벌어졌던 격차는 이듬해 74개로 좁혀졌다. 지난해 GS25가 62개 차이로 따라잡았지만, 올해 6월 다시 100개 이상으로 벌어졌다. GS25에게 잡힐 듯 잡히지 않던 CU를 추월할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점주 분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점포당 매출이 경쟁사 대비 앞서 있다는 게 확실한 장점”이라고 말했다.

쫓는 자 보다 쫓기는 입장이 더 다급한 게 이치다. 그동안 불안한 1위를 달려온 CU의 ‘집토끼’ 관리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신규 유치는 고사하고 기존 점포 이탈을 막는 데 사력을 다해야 1위 수성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점포와의 상생에 방점을 찍게 된 배경에도 이 같은 고심이 깔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상생 지원 프로그램을 대폭 늘려 ‘배품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2018년 상생지원제도를 유지하면서 초기안전화 제도 기간을 2년을 늘렸다. 또 명절 휴무제를 도입해 점주의 영업 자율권을 높였다. 매출 부진을 이유로 희망폐업을 하게 될 경우 위약금을 감면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CU 관계자는 “대기업 임직원 수준의 복지를 경영주 분들이 누릴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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