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부진한 주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키움증권의 주가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 6월 자사주 매입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효과가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주주가치 제고의 과제를 짊어진 이현 대표의 어깨가 무겁게 됐다.

◇ 자사주 매입에도 효과 글쎄  

유가증권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1.35% 떨어진 6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 12만 원대까지 올랐던 주가와 비교하면 반 토막 난 수준이다. 키움증권 주가는 지난해 6월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여 왔다. 증시 침체와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침체된 투자 심리을 잡기 위해 키움증권은 지난 6월 상장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까지 내렸다. 키움증권은 6월 17일 보통주 50만주를 405억5,000만원에 취득하는 대규모 매입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당시 키움증권의 결정은 주가부양책으로 풀이됐다. 통상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 부양 효과가 있다. 이를 감안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이후 주가 부양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 계획 공시 후 5일간 소폭 오름세를 보이더니 다시 주가는 내려앉았다. 올 6월에 8만원대를 겨우 유지했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더니 최근엔 6만원 중반 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미중 무역 분쟁, 한일 갈등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인데다 2분기 실적 부진까지 이어져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평가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65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으로 32.98% 줄었다. 키움증권의 별도기준 실적도 좋지 못했다.

키움증권의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한 453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608억원)보다 38% 감소한 380억원으로 집계됐다. PI(투자운용) 부문의 적자가 이익을 갉아먹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마냥 밝지 못한 형편이다.

시장에선 키움증권의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키움증권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인 키움뱅크는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제3인터넷전문은행 재인가 절차에 돌입했다. 오늘(10일)부터 예비 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앞서 사업 참여에 적극적이었던 키움증권은 이번에는 인가 도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키움증권 제3인터넷전문은행 도전 여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분위기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키움증권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성사되면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이 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급진적 사업모델의 확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와 경쟁력 확보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는 향후 주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안팎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도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주가 하락세에 대해선 “주식 거래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책에 대해선 “현재로서 별도로 계획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현 대표이사의 어깨도 무거워진 형편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키움증권 사장에 취임해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는 취임 후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실적과 주가 부진에 겹쳐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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