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7 18:03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총리 지명한 이유 셋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총리 지명한 이유 셋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9.12.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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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했다. 전임 국회의장이 국무총리에 지명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이다. “주저함이 있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밝힐 정도다. 여야 간 극한대립이 지속되는 비상한 상황을 타개하고 경제 등 각종 정책에 있어 성과를 내기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전임 국회의장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예우에 나섰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인선을 발표했으며, 노영민 비서실장 등 청와대 3실장들이 모두 배석했다. 인선발표를 마친 뒤 문 대통령은 춘추관 대기실에서 참모들에게 “정세균 후보자가 참 고마운 결단을 해줬다”고 사의를 재차 밝혔다고 한다.

◇ 정치력·추진력·통솔력 이점

정 전 의장을 총리후보자로 지명함으로써 문 대통령이 얻을 이점은 크게 세 가지로 축약된다.

첫째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보다 용이해졌다는 점이다. 물론 야권은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으나, 팔이 안으로 굽는 것처럼 같은 국회의원을 상대로 날카로운 검증에 한계가 있다. 역대 국회의원 중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국무위원이 거의 없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더구나 정 전 의장은 6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뿐만 아니라 야권 인사들과도 친분이 적지 않다.

둘째는 집권 하반기를 맞아 인사쇄신과 추진력을 더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 중 하나다. 집권 상반기가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한 시기였다면, 하반기는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야할 시기다. 문 대통령도 강조했듯 정 전 의장은 쌍용그룹 상무,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거친 경제통 인사로 통솔력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적임자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 전 국회의장은 내각을 확실히, 또 실질적으로 책임져줄 수 있는 인물”이라며 “문재인 정권 후반기 성과에 있어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국회의장으로서 국회를 운영했던 경험, (정치권과 내각을) 잘 조율할 수 있는 능력 이런 것을 높게 평가했고 비상한 각오로 모셨다”고 말했다.

◇ ‘이낙연 시프트’로 총선 청신호

새 총리후보 지명으로 이낙연 총리는 최장수 총리기록을 세우고 다시 정계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뉴시스
새 총리후보 지명으로 이낙연 총리는 최장수 총리기록을 세우고 다시 정계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뉴시스

이낙연 총리를 내년 총선에 핵심 카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세번째 이유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낙연 총리가 총선에 가세할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총선출마를 위한 공직자사퇴시한(2020년 1월 16일) 한 달을 앞두고 후보자 지명을 발표한 것도 이 총리의 정치행보를 배려한 측면이 크다.

실제 문 대통령은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 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이 총리의 정계복귀를 기정사실화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총리가 정 전 의장 지역구인 종로나, 이해찬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수장을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국무총리 자리로 데려왔다는 점에서다. 국가 의전서열상으로도 국회의장은 2위지만 국무총리는 6위로 4계단 낮은 위치다. 추미애 민주당 전 대표의 법무부장관 후보 지명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비판을 받는다. 이밖에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유은혜 교육부총리, 진영 행안부장관, 김현미 국토부장관, 박영선 중소벤처부 장관 등 국회의원 출신 국무위원들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부겸 의원, 도종환 의원, 김영춘 의원 등 전직을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이와 관련해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무참히 짓밟고 국민의 대표기관 의회를 시녀화 하겠다고 나섰다”며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 밑 국무총리로 만들고, 현 국회의장은 대통령에게 충성하며 정권의 입맞에 맞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삼권분립이 무너진 독재”라고 주장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청와대 정부를 넘어선 청와대 국가를 꿈꾸는 정권을 보며 국정 누수를 넘어선 민주주의 누수가 우려스럽다”며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인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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