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19일, 대한민국에 공식 방문한 가운데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회 연설'을 했다. 스웨덴 총리로서 한국 국회 연설은 처음이다. / 뉴시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19일, 대한민국에 공식 방문한 가운데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회 연설'을 했다. 스웨덴 총리로서 한국 국회 연설은 처음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대한민국을 공식 방문 중인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19일, 국회에서 연설했다. 스웨덴 총리 ‘최초’로 한국 국회에서 연설한 것이다. 그는 공식 방한 기념 국회 연설에서 한·스웨덴 수교 60주년을 강조했다. 뢰벤 총리는 연설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양국이 계속 협력해나가면 유익한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뢰벤 총리는 연설에서 “우리 양국의 끈끈한 유대를 축하하고 이에 대해 긍지를 가질 이유가 너무나 많다. 우리의 관계는 매년, 매일 더 견고하고 더 깊어진다”면서 “우리 모두 기대할 수 있는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에서 ‘안보’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뢰벤 총리는 “우리가 직면한 안보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 폭넓고 복잡하다. 그 해결은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라며 “협력이야말로 공통의 안보를 실현할 방법”이라고 말했다.

뢰벤 총리는 기후 변화와 관련, 스웨덴이 발족한 산업 변환 리더십 그룹에 한국이 동참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 기업들이 세계가 요구하는 기후 스마트 혁신을 만들도록 지원하면 기업의 힘을 키우고, 경제를 북돋고, 기후 변화 역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뢰벤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고산 윤선도가 1645년 지은 연시조 ‘산중속신곡’(山中續新曲) 중 일부인 ‘엄동이 지나거냐’를 읊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도 받았다. 그는 이 시조에 대해 “아무리 힘든 계절이든, 정치이든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으로 다가온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 본회의장이 연설 장소에서 제외된 이유

일반적으로 한국에 공식 방문한 외국 귀빈의 국회 연설은 본회의장에서 진행된다. 지난 2017년,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본회의장에서 국회 연설을 했다. 당초 뢰벤 총리의 국회 연설도 제2본회의장에서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회 상황’을 이유로 연설 장소가 국회도서관 대강당으로 정해졌다. 이를 두고 제2본회의장 맞은편에 있는 제1본회의장 앞에 세워진 자유한국당 농성 텐트가 장소를 바꾸는 데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한국당은 뢰벤 총리 연설 장소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1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뢰벤 총리가 국회 연설하는 것을) 진작 알았다면 ‘그래 좋다. 이것만큼은 본회의장에서 연설하게 해주고 박수치고 환영하겠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저도 모르게 19일로 잡아놓고 일방적으로 한국당에 한마디도 안 하고, 도서관에서 자기들 끼리끼리 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얼마나 창피스럽게 만드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심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5일, 한국당 농성 텐트로 인해 뢰벤 총리 연설 장소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에 대해서도 “음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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