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보수 통합 및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보수 통합 및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유승민 의원이 17일 미래통합당 출범식에 끝내 불참했다. 유 의원은 새로운보수당의 실질적 지도자이자 보수재건위원장으로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대당 통합 논의를 해온 사람이다. 보수통합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기에 그의 불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날 통합당 출범식에 황 대표와 유의동 새보수당 책임대표, 이언주 전진당 대표 등이 참석했지만, 유 의원은 미래통합당 소개 영상에만 등장했다. 새보수당이 미래통합당에 합류했지만, 유 의원이 출범식에 불참하면서 완전한 보수통합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유 의원은 당의 공식 일정에 일절 참석하지 않고 있으며, 총선 때까지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어떤 역할도 맡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도 유 의원과 별다른 소통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의 새 지도부가 황 대표 체제로 유지된 것을 두고 유 의원이 요구한 ‘혁신’에 미치지 못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다. 유 의원은 지난 9일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한국당과의 신설 합당 추진 기자회견에서 “보수 재건 3원칙을 말했을 때 약속했던 대로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 3원칙만 지켜라, 제가 원하는 건 이것 뿐”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사실상 ‘모든 것’을 내려놨다. 하지만 원희룡 제주도시사, 이준석 새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 등 4명만 통합당 최고위원으로 들어갔을 뿐 기존 지도부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 때문에 색깔만 바꾼 ‘핑크 새누리당’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에서는 유 의원이 신설합당을 제안한 이후 향후 정국을 구상하기 위해 ‘숙고의 시간’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유 의원의 장고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의 선거 지원유세에 따라 통합 시너지가 배가 되는 이른바 ‘유승민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따라서 당의 상황에 따라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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