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케미칼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이승철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첫해 아쉬운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KG케미칼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이승철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첫해 아쉬운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는 이승철 전 전경련 부회장이 KG케미칼 사외이사로서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철 전 부회장은 2016년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전경련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청와대와 주요 기업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이에 국정조사 및 특검에 소환되기도 했다.

“청와대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펼치며 결과적으로 기소되진 않았으나, 전경련 상근부회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 속에 물러난 바 있다. 특히 당초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주도했다고 밝혔다가 청와대 강압에 의한 피해자로 말을 바꿔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사퇴 이후에도 이승철 전 부회장은 2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은 물론 상근고문 자리와 격려금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지난해 3월 KG케미칼의 사외이사로 전격 영입돼 눈길을 끌었다. KG케미칼이 속한 KG그룹은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당시 전경련이 발표한 경제사절단에 9개 중견기업 중 하나로 포함된 바 있는 곳이다.

다만, KG케미칼이 회사 입장에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논란의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구체적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선임 당시 KG케미칼 측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어느덧 취임 1주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사외이사’ 이승철 전 부회장은 낙제점에 해당하는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G케미칼은 이승철 전 부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후 8차례 열린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 5차례 출석했다며 출석률이 62.5%라고 밝혔다. 다만 이승철 전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주주총회를 제외하면, 그는 7차례 이사회 중 4차례만 출석했다. 출석률은 57.1%다.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이승철 부회장은 지난해 2,4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에게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출석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무다. 이에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출석률이 75%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선임에 반대하는 내용을 의결권 행사지침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이승철 전 부회장은 KG케미칼 사외이사 재직 첫해부터 ‘낙제점’을 받게 됐다.

한편, KG케미칼은 이승철 전 부회장에 앞서 사외이사로 재직한 이들도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나타낸 바 있다. 임동열 전 사외이사는 2018년 31%, 2017년 47%의 이사회 출석률을 남긴 채 떠났고, 안규홍 전 사외이사도 2016년 18%, 2015년 20%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다.

이승철 전 부회장의 KG케미칼 사외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남은 기간 그가 KG케미칼의 불성실한 사외이사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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