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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푼 이재명, 이낙연 ‘대세론’ 흔들까
족쇄 푼 이재명, 이낙연 ‘대세론’ 흔들까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7.16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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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사법적 족쇄에서 벗어나 차기 대선주자로서 날개를 달게 됐다. 대법원이 16일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이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는 ‘친형 강제입원’ 관련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후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왔다.

이 지사는 그동안 자신의 처지에 대해 “제가 마음에서 (대선 출마를) 지웠다”며 “단두대에 목을 올려놓고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토로해왔다.

이 지사에 대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면 그의 경기도지사 당선은 무효가 되고 피선거권도 5년간 제한되면서 차기 대선 출마의 길도 막혔을 것이다. 선거보전비용 38억원도 반환해야 했었다. 그러나 정치적‧경제적 사형 선고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이 지사가 (토론회에서) 형의 강제입원 절차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런 사실을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 지사의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린다”며 “제게 주어진 책임의 시간을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공정한 세상, 함께 사는 '대동세상'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이재명, 이낙연 맹추격 중… “친문과의 앙금 해소가 가장 큰 과제”

이 지사는 그동안 ‘코로나 정국’에서 신천지에 신속 대응하고 재난기본소득을 선제 지급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며 대선주자로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활동 반경은 자유롭지 못했다.

이제 사법적 족쇄에서 풀려난 이 지사가 향후 도정과 대권 행보에서 더욱 과감한 행보를 하면서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의 대세론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이 의원과의 격차를 좁히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6·7일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결과 범여권에서 이낙연 의원이 28.8%로 1위를 달렸고, 이재명 지사는 20%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전달 이뤄진 6월 2주차 조사보다 4.5%포인트 하락했으나 이 지사는 5.5%포인트 상승해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이 의원과 이 지사의 격차는 8.8%포인트로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좁혀졌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이 지사의 대권 가도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의 최대 주주인 친문과의 ‘앙금’을 풀지 못한다면 여권의 대선주자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지사는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날선 공격을 가하면서 친문 세력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또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친문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과 경쟁하면서 또다시 친문 세력과 갈등을 표출했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특임 교수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이 지사는 이낙연 대세론을 위협할 정도의 파괴력을 가졌다고 본다. 이 지사가 대법원 판결로 날개를 펼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 강하게 치고 올라갈 일만 남게 됐다”며 “이 지사와의 격차가 좁혀질수록 이낙연 의원의 초조함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이 지사의 앞날이 탄탄하기만 할 것이냐. 그건 아니라고 본다. 친문은 이 지사에 대한 정치적 앙금이 있다”며 “그것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가 이 지사에게는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차기 대선에 곧바로 뛰어들기보다는 경기도지사 재선을 하며 행정 경험을 더 쌓은 뒤 차차기 대선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달 24일 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대선이 아니라 재선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 지사가 경기도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여권도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성추문’에 휩싸여 중도 하차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스스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이어 이 지사까지 지사직을 잃게 될 경우 내년 4월 보궐선거는 그야말로 대선 전초전이 될 상황이었다.

또 여권으로선 박원순 전 시장에 더해 이 지사까지 대선후보군을 잃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앞으로도 도민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으로 도정을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며 “민주당은 이 지사의 도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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