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선 극동유화 회장은 올해 상반기 이사회에 전혀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홍선 극동유화 회장은 올해 상반기 이사회에 전혀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이사의 성실한 이사회 출석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화업계 중견기업 극동유화의 장홍선 회장이 아쉬운 모습을 남기고 있다. 과거 소액주주로부터 ‘방만경영’ 지적을 받은 전례가 있는 장홍선 회장인데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 실태 역시 낙제점에 가까워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 9%, 올 상반기엔 ‘제로’

최근 발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극동유화는 올 상반기 총 4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장홍선 회장은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비단 올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극동유화의 사내이사 이사회 출석 여부가 처음 공개된 지난해, 장홍선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은 9%에 그쳤다. 9차례 이사회 중 단 한 번만 출석했다.

장홍선 회장은 극동유화의 상근 등기임원이자 대표이사다. 차남 장선우 대표와 함께 2인 각자대표 체제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이사회를 주도하는 의장 역할 또한 차남과 함께 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3차례 이사회 중 출석한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이사의 성실한 이사회 출석은 최근 들어 부쩍 강조되고 있는 사안이다. 우선,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역할 및 활동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출석률은 그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선임에 반대하는 내용을 의결권 행사 지침에 포함해놓은 국민연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내이사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지침엔 관련 내용이 포함돼있지 않지만, 이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을 개정해 지난해부터 상장사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을 명시하도록 한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다.

특히 지난해 오너일가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지적하고 나선 경제개혁연대는 “총수일가가 이사로서의 권한을 누리면서 그에 부합하는 책임은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이사회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주주와 회사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판한 바 있다.

◇ 사외이사 이사회 출석률도 ‘낙제점’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장홍선 회장만이 아니다. 극동유화는 현재 2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인 허근태 사외이사 역시 올해 상반기 단 한 번도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2015년 첫 선임 때부터 연간 이사회 출석률이 50%, 40%, 54%, 20%, 22%로 저조하기만 하다.

또 다른 사외이사인 이현구 사외이사도 올해 이사회 출석률은 100%를 기록 중이지만, 2015년 50%, 2016년 60%, 2017년 61%, 2018년 70%, 지난해 67% 등 신통치 않은 출석률을 이어온 바 있다. 국민연금이 제시하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 기준은 75%다.

더욱이 장홍선 회장을 비롯한 극동유화 이사회 구성원들은 과거 소액주주의 ‘방만경영’ 지적 및 해임건의까지 마주한 전력이 있다. 2015년 9월, 극동유화 일부 소액주주가 장홍선 회장 등 이사회 구성원을 해임하는 안건을 다루겠다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법원에 신청한 것이다. 경영진의 방만경영으로 주가가 하락해 피해를 입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결과적으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요청은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장홍선 회장은 씁쓸한 오점을 남겼다. 이어 지난해부터 공개되기 시작한 그의 이사회 출석률을 통해 다시금 ‘성실경영’에 물음표가 붙게 된 모습이다.

한편, <시사위크>는 장홍선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에 대해 극동유화 측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담당자가 없다는 답변만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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