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제1야당의 자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비판이 국민의힘으로 옮겨붙었다. 그간 정부·여당을 향한 맹폭을 이어간 안 대표는 제1야당을 향해서도 “과연 정부·여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나”라며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들의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자 이를 비판하며 야권 혁신에 대한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여당을 향한 비판으로 운을 뗐다. 그는 “여당은 한마디로 비리 집합소”라며 “리모컨으로 홈쇼핑하듯 아파트 사 모은 분, 위안부 할머니를 현금인출기 취급한 정치인, 차명 통장 만들어 돈 빼돌리고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철면피, 명절 앞두고 수천 명 직원을 길거리에 나앉게 하고도 뻔뻔하게 출근하는 사장 출신 의원까지 다 말하기엔 숨이 찰 지경”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그의 화살은 국민의힘을 향했다. 안 대표는 “만수르만큼 돈이 많은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자기 예금을 몇억씩 빼먹는가”라며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도 고쳐 쓰지 말라는데, 아예 갓을 풀어 헤치고 오얏나무 밭에 죽치고 있는 게 뭐가 문제냐는 인식 국민이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논란은 여권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조수진 의원은 재산 신고 누락 의혹, 윤창현 의원은 이해 충돌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 의원 역시 이해 충돌 의혹을 받고 있다. 안 대표의 발언은 이같은 상황이 자칫 대여공세 동력을 상실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안 대표가 야권 혁신을 강조해 온 것과 무관치 않은 모습이다. 

안 대표의 이같은 의중은 전날(23일) 국민의힘이 주관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연설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안 대표는 “현재 집권세력은 정말 강고하다. 어용 시민단체와 어용 언론, 팬덤까지 단단하게 뭉쳐있다”라며 “반면 우리 야권은 더 신뢰할 수 없고 비호감이 많아서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라며 “지금 국민들은 제1야당에게 문재인 정권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엄중하게 묻고 계신다”고 말했다.

논란을 해소할 방안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지금 즉시 윤리특위에 조사를 요청해야 한다”라며 “윤리특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조사해 진실을 밝히고, 문제가 있으면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리특위에서 문제가 된 의원들 징계가 결정되는 대로 본회의, 상임위 등 국회 출석부터 금지시켜야 한다”라며 “국회 출석 금지 기간에는 세비 지급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잘못하고 있을 때라도 국회라도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라며 “여당이 헛발질하면 야당이라도 정신줄 똑바로 잡고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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