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재안 수정 요구 및 LH 교환부지 선정 난항으로 합의 잠정 연기
김학진 부시장, 우기홍 사장 독대… 권익위는 수정안 발송, 10일까지 의견 조회
권익위 “서울시 입장 기한 내 제출… 의견 차 보이던 부분, 막판조율 중”

서울시가 매입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 뉴시스
서울시가 매입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를 통해 마지막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6일 예정됐던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최종서명식은 하루 전인 11월 25일 돌연 취소됐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의 유휴 자산매각으로 자금확보 계획이 뒤틀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권익위 측이 의견 조회를 요청한 중재안에 대해 대한항공과 서울시, LH 등 모두 입장을 전달하는 등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모습이다.

11월 26일 합의가 예정됐던 중재안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매매계약 시점과 교환부지 선정 등 총 3~4개 부분 정도로 알려진다.

기존 중재가 결렬된 핵심부분은 매매계약 시점과 관련한 내용 때문이라는 것이 권익위 측 설명이다. 당시 권익위 중재안에는 ‘2021년 4월 30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이에 대해선 대한항공과 서울시가 모두 합의를 한 상태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합의 직전 이 부분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노력한다’라고 수정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요구사항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의 매각을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 서울시의 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중재원안대로 진행할 것을 주장했다. 대한항공과 서울시가 입장차를 보인 부분 중 하나다.

이와 함께 교환부지 선정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잠정 확정된 부분은 서울시가 LH를 통해 송현동 땅을 ‘제3자 매입’ 방식으로 확보하고 이를 시유지와 맞바꾸는 방안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서울시가 LH와의 교환부지로 거론한 마포구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이 문제가 됐다. 해당 자치구인 마포구청을 비롯한 지역주민들과 협의가 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상암동 입주자대표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지역주민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는 등 서울시의 행정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나섰다. 유동균 마포구청장도 지난 11월 20일 성명을 내고 일방적인 부지 맞교환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여러 문제로 인해 송현동 부지 매각 합의는 잠정 연기됐다. 이에 지난 3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직접 나서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독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면 협상은 권익위의 중재 없이 성사된 것으로, 문제가 됐던 매매계약 체결 시점 및 교환부지 선정 등에 대해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12월 8일 권익위는 협상이 미끄러졌던 기존 중재안을 보완한 중재안 수정본을 대한항공과 서울시, LH 등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관계자들에게 발송했다. 해당 중재안에 대한 입장표명 기한은 지난 10일까지였으며, 세 곳 모두 기한 내 입장을 권익위에 제출했다.

서울시 측은 법률적 검토를 거쳐야 할 부분이 존재해 해당 부분에 대해서만 추후 제출 입장을 권익위에 보고한 후 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 나머지 부분에 대한 의견 표명은 기한 내 제출했다는 게 권익위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권익위 측 관계자는 “서울시를 비롯해 대한항공, LH 등 모두 중재안에 대해 기한 내 의견 표명을 했으며, 현재 막판 조율을 진행 중”이라며 “11월말 합의식이 잠정 연기된 사유 중 핵심이 매매계약 체결 시점에 대한 부분이며, 이 외에 2~3가지 정도가 더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조율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가 불가능한 점 양해바란다”며 “서울시가 중재안에 대한 의견을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다는 특정 매체의 보도는 잘못된 오보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역시 송현동 부지 매입에 대해 재차 의사를 표명했다.

서울시 개발정책팀장은 “(송현동 부지) 매입의사는 있다. 토지 매입과 관련해 금전적인 부분은 감정평가를 진행해봐야 정확히 산출이 가능하다”며 “평가는 합의가 모두 체결돼야 진행이 가능해 매각과 관련한 비용규모는 아직 확정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조율 중인 부분은 매매계약 시점과 관련한 중재안 문구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검토도 필요한 사안이 존재한다”며 “서울시는 현재 권익위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고 강조했다.

아직 중재안의 세부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권익위와 서울시, 대한항공, LH 등이 협의를 신속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새로운 중재안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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