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강창일 주일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강창일 주일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일관계와 관련해 “때때로 문제가 생겨나더라도 그 문제로 인해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야 할 양국 관계 전체가 발목 잡혀선 안 된다”고 밝혔다. 현재 한일은 강제징용 피해자 일본 기업 배상 판결,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등으로 인해 경색된 상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강창일 신임 주일본대사 신임장 수여식에서 “그것(문제)은 그것대로 해법을 찾고, 미래지향적 발전관계를 위한 대화 노력은 별도로 계속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사는 지난해 11월 주일본대사직에 내정된 뒤 두 달여 만에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주재국 동의)을 받고 지난 8일 공식 임명됐다.

문 대통령은 “정치 경륜을 갖춘 일본 전문가가 신임 주일본 대사로 부임하게 돼 기쁘다”며 “현재 어려움이 있지만, 한일 양국은 오랜 역사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동북아와 세계 평화·안정을 위한 협력의 동반자인 만큼, 양국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그러면서 “강 대사 부임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큰 발전을 이루기를 바란다”며 “강 대사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전통적 분야뿐만 아니라 코로나, 인구감소, 지방균형발전 등 공동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관련 협력을 위한 교류와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강 대사는 “최근 한일관계 경색을 겪으면서 양국이 오히려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본다”며 “신임 대사로서 현안 해결 및 미래지향적인 양자 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와 소통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도미타 코지 주한일본대사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도미타 코지 주한일본대사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또 문 대통령은 수여식에 앞서 이임하는 도미타 코지 주한 일본 대사를 면담했다. 도미타 대사는 2019년 12월 취임해 약 1년 2개월간 재직했다. 이번 접견은 도미타 대사 측이 주재국 정상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아는 요청으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도미타 대사가 재직하는 동안 한일관계 관리와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한 점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동북아와 세계 평화·번영을 위해 함께 가야 할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간 소통과 대화, 교류 협력은 반드시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한일 양국은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조기에 복원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양국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을 촉구한 셈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도미타 대사가 주미 일본대사로 부임한 후에도 한일관계 발전과 한미일 공조를 위해 계속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도미타 대사는 재직 기간에 대한 소회를 언급한 뒤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도미타 대사 면담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임하는 주요국 대사와 대통령이 면담한 적은 있지만, 문 대통령의 덕담이 관례 차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에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문 대통령이 선제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한일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고 있다. 도쿄 올림픽을 남북관계 복원의 동력으로 삼고,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에 대한 대비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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