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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 봇물… 나라빚 우려 목소리도
‘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 봇물… 나라빚 우려 목소리도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1.01.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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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계속되는 지난 2020년 11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의 한 점포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계속되는 지난 2020년 11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의 한 점포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여야 정치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업제한 조치 등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존에 발의된 법안 등을 바탕으로 연내 입법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도 세부 보상기준·규모 등에 이견은 있지만 자영업 손실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당과 같다.

단 1회성 손실보상이 아닌 법제화는 조 단위의 막대한 재정 지출이 전제되는 만큼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 11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82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손실보상’ 다수 법안 발의

여야는 자영업 손실보상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 1년을 넘긴 데다 영업제한 조치 등으로 생계 절벽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국가적 재정 투입으로 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2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코로나 손실 보상에 대한 국가 책무를 강조하고 연내 입법화에 공감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0일 당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는 데 정부 재정을 적극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미 자영업 손실보상법을 다수 발의해둔 상태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의 경우 코로나19 집합금지 업종의 경우 손실매출액을 최대 70%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보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영업제한 업종·그 외 업종에는 각각 손실매출액의 60%·50% 범위 내에서 보전한다. 아울러 전 국민에게 50만원 이내 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민 의원 측은 해당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월 24조7000억 원의 재정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으로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가 있을 때 정부가 최저임금과 임대료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경우 강 의원은 월 7,290억 원, 연간 8조7,000억 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의원은 지난 14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야당도 비슷한 법안을 냈다. 여야를 떠나 자영업자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다들 공감하는 문제”라며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당에서 공감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최승재 의원이 코로나19 등 재난 시 소상공인에게 정부와 지자체가 영업손실을 보상하고 세금·공과금 감면 등을 골자로 하는 ‘소상공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홍석준 의원도 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 조치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의 영업손실 보상 기준 근거를 마련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혁신성장 BIG3추진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1.21.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혁신성장 BIG3추진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1.21.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홍남기 “재정은 화수분 아니다”

정치권의 이같은 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 움직임에도 국가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가 대표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22일 페이스북에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며 “재정상황, 재원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 변수”라고 적었다.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나 막대한 재정 지출을 요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강훈식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경우 자영업 손실보상에 월 24조7,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데, 방역기간이 4개월 이어지면 산술적으로 무려 100조 원의 재정 소모가 예상된다.

홍 부총리는 “과도한 국가채무는 모두 우리 아이들 세대의 부담”이라며 “가능하다면 재정여력을 조금이라도 축적하는 것도 지금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현 정부가 짊어진 나랏빚은 심각한 수준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월호’에 따르면, 작년(2020)년 11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826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27조3,000억 원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준 관리재정수지는 98조3,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홍 부총리는 “국채 발행이 지난해 약 104조, 올해 93.5조, 내년 100조를 넘어설 전망이고 국가채무 총액은 내년 처음으로 1,000조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진다”며 “국가채무 절대규모 수준보다는 국가채무 증가속도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계속 강조한 이유”라고 했다.

이어 “손실보상에 대한 제도화 문제에 기재부도 어떤 형태로든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내부점검을 하는 상황”이라면서 “외국 벤치마킹 사례가 있는지,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 기준은 무엇인지, 소요재원은 어느정도 되고 감당 가능한지 등을 짚어보는 것은 재정당국으로서 의당 해야 할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정치권의 늑장 대응과 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14조3,000억원 규모 1차 긴급재난지원금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작년부터 펜데믹 조짐이 있었다. 한참 전부터 실사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자영업 피해를 줄여주는 식으로 접근했어야 했다. 1년을 그냥 보내고 이제와서 한달에 몇십조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법제화) 하는가”라며 지적했다.

이어 조 명예교수는 “작년 14조3,000억을 전 국민에게 풀었는데 그런 재원을 합리적으로 사용했어야 했다. 그렇게 다 낭비하고 세금으로 그 손실을 다 메꾼다니 가능한 이야기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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