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추첨에서 뽑혀야 물건을 살 수 있는 ‘래플(Raffle)’이 한정판의 새 모습으로 떠올랐다. /뉴시스
최근 추첨에서 뽑혀야 물건을 살 수 있는 ‘래플(Raffle)’이 한정판의 새 모습으로 떠올랐다. /뉴시스

시사위크=남빛하늘 기자  ‘한정판’ 하면 떠오르는 몇가지 장면이 있다. 판매 시작 시간보다 더 일찍 매장에 도착해 긴 대기행렬을 이룬 모습, 인터넷 창을 여러 개 열어놓은 뒤 ‘광클릭’ 하는 모습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추첨에서 뽑혀야 물건을 살 수 있는 ‘래플(Raffle)’이 한정판의 새 모습으로 떠올랐다.

◇ ‘한정판’ 구매 자격 드려요… MZ세대가 열광하는 ‘이것’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래플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래플은 다수 고객들에게 응모를 받은 뒤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만 구매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A라는 회사가 한정판 스니커즈를 출시, 래플을 통해 판매할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이 제품을 구매하려면, A회사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로그인 한 뒤 필요한 정보를 작성해 응모하면 된다. 이후 판매자는 약속한 날짜·시간에 당첨 여부를 통지해주고, 당첨자는 사이트에 접속해 제한 시간 내에 결제하면 구매가 완료 된다.

래플은 선착순 판매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무신사, 나이키, 아디다스 등 패션 스토어 중심으로 도입됐다. 구매 의향이 있어도 당첨이 돼야만 구매가 가능한 점, 한정 수량이라는 점에서 기대심리를 자극해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게 나타난다.

특히 제품 구매에 있어 귀엽고 재미있는 것은 물론, 희귀한 것을 선호하는 MZ세대들이 래플에 참여하면서 이런 트렌드는 더 확산되고 있다. 당첨이 됐든 안 됐든 자신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래플에 응모하게 된 것.

실제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가 작년 3월 실시한 ‘트래비스 스콧X나이키 에어 포스 1 로우 캑터스 잭’ ‘오프화이트X나이키 에어 조던 5’ 등 인기 브랜드 한정판 스니커즈 래플에 각 14만명 이상이 응모하며 14만대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0월초 무신사가 ‘다 무신사랑 해’ 하반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 ‘에어 조던 하이 OG 디올 리미티드 에디션’ 래플 이벤트에도 총 35만명 이상이 참여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얻어낸 바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래플을 도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 “명품,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상품 등 희소성 있는 제품에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쇼핑의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 래플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 업계를 넘어 뷰티, 향수 업계에서도 래플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무신사 스토어가 진행한 ‘디올X나이키’ 래플(위)과 아모레퍼시픽이 오프화이트와 협업한 ‘프로텍션 박스’ 제품컷. /각 사
패션업계를 넘어 뷰티, 향수업계에서도 래플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무신사 스토어가 진행한 ‘디올X나이키’ 래플(위)과 아모레퍼시픽이 오프화이트와 협업한 ‘프로텍션 박스’ 제품컷. /각 사

한편 패션업계를 넘어 뷰티·향수업계에서도 래플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업계의 이런 마케팅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신사가 전개하는 여성 전문 패션 스토어 우신사는 매주 금요일마다 샤넬, 디올,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구찌 등 인기 명품 브랜드 액세서리를 9만9,999원에 구매할 수 있는 ‘우신사 럭키 프라이데이 래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럭셔리 니치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BYREDO)는 미국 힙합 뮤지션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과 협업한 ‘스페이스 레이지 오 드 퍼퓸’을 출시, 국내 최초로 향수 래플 판매에 나선다. 래플은 오는 7일까지 온라인몰 S.I.VILLAGE(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응모할 수 있다.

바이레도 측은 “이번 제품이 전세계 극소량으로 한정 출시된 만큼, 희소성이 높고 구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래플 판매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실제 앞서 바이레도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를 진행했는데, 시작과 동시에 품절된 바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와 협업한 ‘PROTECTCTION BOX(프로텍션 박스)’를 래플 방식으로 선보였다. 프로텍션 박스는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아이템(시트 마스크·톤업·쿠션·립밤)과 오프화이트의 패션 아이템(패션 마스크·마스크 스트랩·프로텍션 컨테이너)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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