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전면파업과 함께 크레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전면파업과 함께 크레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전면파업와 설비 점거, 사측의 법적 대응 등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수주가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극심한 노사갈등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지난달 전면파업을 예고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계획대로 지난 6일 일손을 놓고 대대적인 투쟁에 나섰다. 특히 조경근 노조지부장 등 노조간부 및 핵심 노조원들은 지난 6일 오전 ‘턴오버 크레인’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크레인 꼭대기엔 조경근 지부장 등 2명이 올라갔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크레인 아래를 점거 중이다.

이에 현대중공업 사측은 강도 높은 법적대응으로 맞불을 놨다. 노조와 조경근 지부장 등 26명에 대해 퇴거 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크레인 점거농성을 해지하는 한편, 크레인 주변에 설치한 현수막과 농성천막 등도 철거하라는 내용이다. 이를 어길 경우 개인별 위반행위 당 5,000만원을 청구하기도 했다.

또한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 같은 가처분신청 외에도 노조와 조경근 지부장 등 1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아울러 크레인 점거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익화일로를 걷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은 2019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당시 현대중공업 노사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물적분할을 놓고 강하게 충돌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여기에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까지 더해지며 2019년과 2020년 2년 치 임단협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는 특히 두 차례 잠정합의안이 마련되기도 했지만, 모두 조합원 투표를 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추가 임단협 교섭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자 노조는 전면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은 2019년 5월 이후 2년여 만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연이은 수주 낭보를 전하며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극심한 노사갈등에 발목을 잡히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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