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이 대출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뉴시스
일부 은행이 대출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대성 기자  급격히 늘어난 가계부채로 인해 경제 위기가 우려되자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일부 은행이 대출 중단 및 축소에 나서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오늘 11월 말까지 신규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한도도 최대 1억원으로 낮춘다.

전세자금대출의 3분기 한도가 소진된 우리은행도 전세자금대출을 9월말까지 제한적으로 취급한다. SC제일은행은 일부 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취급을 중지했다.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중단은 금융당국이 정한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선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대비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7월 기준 7.1%로 상한인 6%를 초과했다. 

대출 길이 좁아지면서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들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됐다.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에도 대출에 대한 문의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대출받아 서울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이었는데 대출이 안 된다는 말에 패닉 상태다”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아울러 시중 다른 은행들도 농협은행·우리은행처럼 대출 창구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NH농협은행·농협중앙회의 주택담보대출 등 취급 중단과 같은 조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금융소비자들은 안심시켰다. 

금융위가 진화에 나섰지만 ‘대출절벽’ 공포가 확산하면서 대출이 막히기 전에 미리 받으려는 가수요까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출이 막힌 은행 대신 타 은행으로 수요가 몰려드는 풍선효과도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마이너스통장 개설에서도 읽힌다. 5대 은행에서 지난주(8월 17~20일) 개설한 마이너스통장은 총 7,557개로 전주 4영업일과 비교했을 때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인 10~13일에 개설한 5,671건보다 1,886건 많았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대출절벽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상황. 

과연 대출 억제가 어떤 실효성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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