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종로 출마 여지를 남긴 모습이다. 출마 여부를 완전히 차단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전략 짜기가 쉽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종로구 출마 여지를 남겼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전략상 혼란을 주기 위한 ‘작전’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종로가 대선의 러닝메이트 성격이지 않나’라는 질문에 “러닝메이트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우리 당을 지지해 주시는 것”이라며 “제가 나가든 다른 사람이 나가든 비슷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그간 종로 출마설에 대해 줄곧 부인해 왔다. 지난달 16일 그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상계동에 그렇게 투자했는데 제가 종로에 가겠나”라며 “종로에 나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제가 안 나가도 충분히 러닝메이트적 성격의 종로 후보는 많다 이렇게 본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의 출마설은 끊이지 않았다.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에 종로구청 인근 카페에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다. 출마 가능성이 회자되자 그는 곧장 “(미국 출국 시) 신속항원검사 받아 제출해야 돼서 같이 출국하는 사람들끼리 연휴에 여는 광화문에 있는 이비인후과 다녀왔다”며 “예약 시간 기다리면서 병원 바로 옆 스타벅스에 있었더니 무슨 종로 출마설을”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간 출마를 완강히 부인하다가 미묘하게 달라진 입장을 내비치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4일 SBS와 인터뷰에서 “종로에 뛰는 것도 할 수는 있겠지만, 제가 가장 필요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상계동에서 당선되는 게 제 꿈”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완벽하게 끊어버리면 민주당이 전략 짜는데 너무 쉬어질까 봐 여지는 열어놓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의 발언도 이러한 맥락인 셈이다. 이 대표는 “제가 민주당에게 전략적 모호성을 줘야 되지 않겠나”라며 “아무래도 송영길 대표님도 고민을 좀 하셔야 될 거리를 드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지난번에 지역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이 더 잘 알지 않냐고 말했다’고 되묻자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