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과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과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헝가리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한국과 헝가리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아데르 야노쉬 헝가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오늘 아데르 대통령과 나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하고, 분야별 실질 협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 두 정상은 지난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사상 최대의 교역액을 기록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며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유망산업에서 양국의 교역이 확대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헝가리는 260여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은 아시아 최대 헝가리 투자국으로, 최근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헝가리 내 전기차 배터리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또 “과학기술 협력을 더욱 긴밀히 추진하기로 했다. 헝가리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과 한국의 응용과학, 상용화 강점을 접목하면 시너지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국은 4차 산업 분야는 물론 기후변화, 디지털, 보건 협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는 기초과학 기술이 발달한 국가로 물리학·의학·화학 분야에서만 1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이에 산업과 응용과학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정상회의에 함께 참석한 문 대통령과 아데르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기후·환경 노력에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아데르 대통령과) COP26 정상회의 결과와 ‘2050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을 기조로 하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아데르 대통령님은 대화와 협력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나와 우리 정부의 노력을 변함없이 지지해주셨다”고 전했다. 

아데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과 헝가리 양국이 모두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을 약속했다"며 "원전에너지 사용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하다는 것이 양국의 공동 의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전 외의 한국 같은 경우는 풍력, 헝가리 같은 경우는 태양열 에너지 기반의 재생에너지 정책 강화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 부분에 있어서 함께 갈 것을 이야기했다”고 했다. 탄소중립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양국 모두 당분간 원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데 양국 정상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아데르 대통령은 “한국은 헝가리의 가장 중요한 투자국 중 하나”라며 “현재 5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투자를 헝가리에서 이뤄냈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2019년도에 투자국가 순위 1위로, 독일을 앞서 가장 큰 투자국가로 선도를 했다”고 언급했다. 

아데르 대통령은 “이러한 좋은 트렌드가 앞으로 계속 이뤄지길 바란다”며 “계속해서 한국을 좋은 경제협력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으며, 과학협력·기술협력·경제협력에 있어서 양국 간의 좋은 결과를 맺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문 대통령을 비롯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형진 안보실 2차장, 남영숙 경제보좌관, 박철민 주항거리 대사 등이 참석했다.

헝가리 측에서는 허소니츠네 대통령실 총괄실장, 서케 외교보좌관, 커러시 환경보좌관, 초머 주한헝가리 대사, 파비안 외교부 급속성장경제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헝가리 양측 장관들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자 격상에 따른 총 6건의 양해각서(MOU) 및 협정을 체결했다. △기록관리 분야 MOU △4차산업혁명 공동대응 MOU △보건산업협력 MOU △문화예술협력 MOU △외교훈련협력 MOU △청소년교류·가족정책 협력 공동의향서(LOI) 등이다.

기록관리 분야 MOU는 양국 기록 사본 제공을 협조, 전문가 조사·연구 및 인적 교류 지원, 출판 및 전시 공동행사를 기획·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4차산업혁명 공동대응 MOU는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 등 관련 정보 및 인적 교류 활성화, 지적재산권 보호 등 정보통신(ICT) 분야 협력을 심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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