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참석한 FLNG 선박 출항 명명식 행사와 관련해 “(언론의) 보도가 조금 아쉽다”고 밝혔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1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26)’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전했다. 박 수석은 매주 일요일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목요일인 이날 게시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FLNG 선박 ‘코랄 술’(Coral Sul) 출항 명명식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이 선박은 앞으로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에 참여하는데,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을 직접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모잠비크의 필리프 뉴지 대통령 부부와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이 불과 두 달여 전인 지난 9월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 참석하기 위해 삼성중공업을 찾은 바 있어, 이번 방문은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문 대통령은 행사 다음날인 16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출항식과 관련해서) 사진기사 중심으로 보도된 것을 봤지만, 행사의 내용과 의미가 국민께 잘 전달될 수 있는 기사가 부족해 보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박 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FLNG선박이 모잠비크에 얼마나 중요하면 출항 명명식에 뉴지 대통령이 직접 아프리카에서 한국까지 그 먼 길을 달려왔겠나”라며 “나도 그 마음을 이해하기에, 또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되기 때문에 거제에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기꺼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모잠비크에 인도하는 FLNG선은 1기이지만 가격이 무려 24억달러(한화 2조9,000억원)나 된다”며 “우리나라는 FLNG 시장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번 모잠비크 FLNG를 비롯해 전 세계에 존재하는 대형 FLNG 4기를 전부 건조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2020년에 모잠비크 Area1 해상광구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게 될 LNG 운반선 17척을 조건부 계약으로 수주했는데 곧 본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라며 “이것은 환산 톤수 기준으로 국내 조선사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이고, 수주액 기준으로는 최근 7년 내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바다 위의 섬’이라고 불리는 FLNG는 바다 위에 뜬 채로 LNG를 채굴, 생산, 정제, 액화, 저장, 출하 작업을 모두 처리하는 복합 해양플랜트 설비다. 모잠비크는 북부 제4광구의 코랄 가스전 개발 사업(일명 코랄 FLNG 프로젝트)을 위해 FLNG를 발주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뉴지 대통령은 오찬에서 이번과 동일한 규모의 FLNG 1기를 추가 발주할 계획을 언급하면서 한국 선박의 우수성을 평가하고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를 희망했다. 또 이번에 인도한 코랄-술호가 조업을 할 때 안전 확보를 위한 해상경비선 3척의 배치가 필요하고, 한국 군함 활용에 대해 언급했다”며 “우리 군함 수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 추진해 보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우리 가스공사가 10% 지분 참여하고 있는 모잠비크 Area4 해상광구는 2020년 우리나라 LNG 소비량 기준으로 약 30년 간 사용할 수 있는 매장량을 가진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이라고 한다”며 “이 가스전 개발을 통한 추가적인 LNG 생산량 증산 시 LNG 운반선의 추가 발주가 예상돼 우리 조선사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에는 웃으면서 “내가 점심 한 끼 먹으러 거제까지 갔겠냐”라는 말도 남겼다고 한다. 연이은 삼성중공업 방문이 이례적으로 비춰질 수 있음에도, 이번 FLNG 수출이 한국 조선산업에서 중요한 의미기 때문에 행사에 참석했다는 의미가 전달되지 못해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구체적 기사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의견을 말씀하는 건 꽤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웃음에 아쉬움이 많이 담긴 것으로 느껴졌다”며 “대통령의 말씀을 들으며 소통수석인 나는 대통령께 죄송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박 수석은 “삼성중공업에 다녀오신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대통령 임석 일정으로 적절치 않다고 건의한 일이 있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산업·경제적 국익을 나 자신이 깨닫지 못했으니 언론에 어떻게 기사가 잘 실릴 수 있겠는가 하는 자책감이었다”며 “비록 늦었지만 이렇게 기억을 남겨 수출과 국익을 위해 저토록 애쓰시는 대통령에 대한 죄송함을 조금이나마 면해보려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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