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매출액은 올해도 감소세를 보였다. 실적 개선에 성공한 유니클로가 향후 매출액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해 점포수를 줄이는 등 경영 부문에서 효율화를 꾀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 원가‧판관비 절감으로 영업익 흑자전환… 매출은 여전히 ‘제자리’ 

국내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3일 2021년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 실적보고서를 공시했다. 매출액은 5,824억원, 영업이익은 52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직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대비 473억원 감소(7.5%↓)하고 영업익은 같은 기간 대비 1,412억원 증가(159.9%↑)하며 흑자 전환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의 합작법인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19년 7월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직격탄을 맞아 부진을 겪었던 바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직전 회계연도 실적은 크게 부진했다. 그해 에프알엘코리아는 영업이익 -883억원, 매출액 6,297억원을 기록했다. 불매운동이 본격 영향을 미치기 전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실적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고 매출액은 반토막 난 수준이다. 

실적부진이 시작된 직후 유니클로는 먼저 점포를 줄이기 시작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9년 8월 31일 기준 유니클로의 점포수는 190개다. 이듬해엔 163개, 올해는 134개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이렇듯 점포수를 줄여감에 따라 판관비(판매‧관리 비용)가 함께 감소한 점이 이번 흑자전환에 주된 요인이 됐다. 

유니클로는 2021년 회계연도에 판관비로 2,660억원을 지출하며 전기 대비 1,016억원의 비용을 줄였다. 주요 세부 항목을 보면 △종업원 급여 381억원 △감가상각비 308억원 △기타비용 118억원 △광고 판촉비 84억원 등의 액수가 절감됐다. 

매출원가도 개선됐다. 이번 회계연도의 매출원가는 2,634억원으로 전기 대비 870억원 절감됐다. 이로써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 3,189억원을 기록하며 전기 대비 397억원 개선된 수치를 기록했다.

◇ 디자이너‧의류브랜드 등과 협업으로 돌파구 마련… 매출 회복도 견인할까

다만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의 실적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침체한 데다 탑텐 등 국내 스파(SPA) 브랜드들이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치면서 입지가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불매운동 여파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극심했던 불매운동 열기는 조금씩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명 디자이너를 비롯해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내놓은 제품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열렬한 반응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독일 출신 디자이너 질 샌더(Jil Sander)와 11년 만에 협업으로 내놓은 제품은 출시 첫날 매장 앞 긴 대기줄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지난 10월 일본 유명 브랜드 ‘화이트 마운티니어링(White Mountaineering)’과 협업으로 출시한 제품 역시 매장을 북적이게 했다. 자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유니클로는 최근 부산 지역에 신규 점포를 개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취임해 유니클로를 이끌었던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공동)는 롯데그룹 신년 정기 임원인사 승진명단에 올랐다. 승진 배경으로 악화된 실적을 대폭 개선한 공이 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대표이사가 향후 매출 부분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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