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신년 임원인사를 발표하며 해외시장 확대 의지를 표명했다. /삼양식품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삼양식품이 신년 임원인사를 발표하며 해외시장 확대 의지를 표명했다. 최근 몇 년간 해외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보여 온 만큼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분위기다. 특히 횡령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정수 총괄사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부회장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오너가의 책임경영과 이에 따른 신뢰회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신년 정기 임원인사…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지난 17일 삼양식품은 2022년 임원 정기 인사를 실시했다. 김정수 총괄사장과 장재성 전략운영본부장(전무)이 각각 부회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울러 김정수 부회장은 임시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삼양식품은 인사 배경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해외영업본부장을 겸직한 김 부회장을 필두로 해외실적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올해 중국과 미국에 설립한 해외법인과 함께 상반기 준공되는 신 공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번 임원인사는 해외부문에 힘을 싣고 신속한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위한 인사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해외시장 공략 행보는 내수시장 성장세 둔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FIS) 국내 라면시장 매출액을 보면 지난 2016년 2조1,612억원을 기록한 이래 △2017년 2조976억원 △2018년 2조1,475억원 △2019년 2조830억원 등으로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전체매출의 90% 이상이 라면 매출인 삼양식품의 국내 라면 매출액 역시 △2018년 2,177억원 △2019년 2,032억원 △2020년 2,12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삼양식품의 해외 실적은 매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삼양식품의 해외매출 비중은 국내비중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체매출(6,485억원)대비 해외매출 비중 57.1%(3,703억원)를 기록한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6일 열린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한 ‘3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의 해외실적은 주로 △중국 △미주 △아시아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및 아시아 등지에서 매출 2,572억원, 미주에서는 652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도 빨랐다. 중국 매출의 경우 2018년 819억원에서 지난해 1,491억원으로 대폭 성장(82%↑)했고, 같은 기간 미주와 아시아 역시 각각 177.4%(417억원↑), 44%(322억원↑) 확대됐다. 가파른 성장세를 확인한 삼양식품은 지난 8~9월 미국, 중국에 연달아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중동시장 확대 행보를 보였다. 아랍에미레이트(UAE)를 거점으로 하는 유통업체와 △UAE 독점공급계약 △시리아·레바논 등 중동 진출 확대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출물량 확대를 위해 신 공장도 건립중이다. 삼양식품은 공장 가동으로 생산물량이 6억개 가량 늘 것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신 공장을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해 해외사장 확대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편 삼양식품의 이번 인사를 놓고 여론의 시선은 오너가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실형선고를 받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던 김 부회장이 다시금 지휘봉을 잡게 돼서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주의 아들인 전인장 전 회장의 부인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법무부로부터 취업제한 해제 조치를 받으며 경영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김 부회장 복귀 이후 삼양식품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활동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2월 기업이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하는 준법지원인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실행할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신설했다. 한 달 뒤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과반을 사회이사로 구성하는 등 이사회 개편도 단행했다. 또한 이사회 산하기구로 ESG위원회, 감사위원회 등을 신설해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동의 결과로 삼양식품은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활동을 평가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에서 통합 A등급을 부여 받았다. 특히 기업 운영방식 개선에 대한 계획 및 실천을 평가하는 ‘지배구조’ 부문에서 전년대비 두 단계 상승한 A등급을 기록했다.

이에 향후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한 ESG 전반에서의 삼양식품의 행보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김 부회장 역시 신뢰 회복을 위한 투명경영 확립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김정수 부회장은) 회사 복귀 직후부터 잘못된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이번 대표이사 선임 이후로도 ESG위원장을 겸하며 ESG 관련 활동에 지속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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