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오너일가 3세 주지홍 부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사조그룹 오너일가 3세 주지홍 부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사조그룹 오너일가 3세 주지홍 부사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며 승계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본격적인 3세 시대를 열어젖히기까지 8부 능선을 넘은 모습이다. 하지만 주지홍 신임 부회장의 이러한 행보엔 각종 논란과 불편한 시선이 가시지 않는다. ‘부회장’ 주지홍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 거침없는 주지홍… 3세 시대 가까워졌다

사조그룹은 5일 2022년도 그룹 정기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주지홍 부사장의 승진이다. 그동안 그룹 식품총괄본부장을 맡아왔던 주지홍 부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사조그룹 측은 “그룹의 성공적인 사업 재편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구조 창출과 신제품 개발 및 제품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주지홍 신임 부회장의 승진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조동아원 재무구조 개선, 사조대림·사조해표 합병을 통한 체질개선 등을 대표적인 성과로 제시했다.

아울러 사조그룹 측은 “주지홍 신임 부회장은 식품의 기본인 맛과 청결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깨끗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 및 제품개선에도 공을 들이는 한편, 사조그룹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보유한 종합식품전문기업으로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더불어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주지홍 신임 부회장은 이번 취임에 대해 “창의적이고 열린 조직문화를 구축해 사조그룹 구성원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주지홍 신임 부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사조그룹이 3세 시대에 보다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3세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까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지홍 신임 부회장을 향한 시선엔 기대 못지않게 불편함도 가시지 않는다. 사조그룹 오너일가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먼저, 주지홍 신임 부회장의 이번 승진은 ‘초고속 행보’에 해당한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게 2020년 상반기인데, 2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부회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또한 사장을 건너뛰고 부회장에 오른 점도 이색적이다.

이는 승계문제 해결이 시급한 사조그룹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사조그룹은 오래 전부터 3세 승계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준비해왔다. 오너일가 2세 주진우 회장의 두 자녀들이 계열사를 나눠 경영에 참여하고, 최대주주에 오르는 등 지배력을 갖춰온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후계구도는 차남인 고(故) 주제홍 씨가 2014년 러시아 출장 중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큰 변수를 마주했다.

이후 사조그룹은 주지홍 신임 부회장을 중심으로 다시 후계구도를 정비해나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부당지원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사조그룹은 그룹 지주사 격인 사조산업의 소액주주들이 집단 반발에 나서면서 혼란에 빠졌다. 특히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폭발한데에는 주지홍 신임 부회장에 대한 부당지원 논란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조그룹은 이후 소액주주들과의 갈등 국면에서도 상당한 논란을 남겼다. 주진우 회장의 해임과 경영 참여를 추진하고 나선 소액주주들의 공세를 방어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이른바 ‘3%룰’을 꼼수로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을 면치 못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주지홍 신임 부회장은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을 오히려 승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소액주주들과의 갈등 국면에서 치솟았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이후 지분 확보에 나서 지배력을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사조산업 소액주주 관계자는 “주지홍 부회장이 그동안 어떤 경영능력을 입증해왔는지 미덥지 않다”며 “소액주주들의 문제제기로 개선된 점도 있지만, 사조그룹은 경영적인 측면에서나 주주가치 실현 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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