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새 대표이사로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전무)이 내정됐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대우건설이 새 수장을 낙점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내부 출신 인사인 백정완 전무(주택건축사업본부장)가 내정됐다. 딜 클로징(거래종결)을 앞두고 인수자인 중흥그룹 측과 대우건설 노동조합 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가운데 신임 대표이사 낙점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 매각 딜 클로징 앞두고 전통 대우건설맨 새 수장으로 낙점

대우건설은 지난 12일 신임 대표이사로 백정완 전무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 인수에 따른 조직 안정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1963년생인 백정완 대표이사 내정자는 정통 ‘대우건설맨’이다.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대우건설에 공채 입사해 무려 35년간 대우건설에서만 몸 담은 인사다. 그는 아파트 현장소장을 거쳐 2015년 주택사업본부 임원으로 보임됐고, 2018년 11월부터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백 내정자는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딜 클로징을 코앞에 두고 발표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업계에선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술렁이는 조직을 안정화시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내부 출신을 수장으로 중용해 조직 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내달 중흥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9일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딜 클로징을 위한 막바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중흥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고 잔금을 납부하면 최대주주 지위를 갖게 된다. 기업결합심사 결과는 내달께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매각작업 종결을 앞두고 대우건설 내부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와 중흥그룹 측의 인수조건 협상이 파행을 빚으면서 양측의 갈등이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 대주주 변경 후 조직 안정화 등 주요 과제로  

지난해 10월부터 대우건설 노조 측은 중흥그룹과 인수조건에 대한 협상을 벌여왔다. △독립경영 및 임직원 고용 승계 △임직원 처우개선 △내부승진 보장 등이 주요 골자다. 

중흥그룹 측이 독립경영 보장과 직원 처우 개선을 약속하면서 협상에 탄력이 붙는 듯 싶었지만, 최근 협상은 결렬됐다. 협상 내용 등을 문서화하는 것을 놓고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노조는 인수 절차가 끝나기 전 법적 구속력을 가진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자고 요구했지만 중흥그룹 측은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는 상태에서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양측의 협상이 결렬된 후, 노조 측은 다시 한 번 총력 투쟁에 나서면서 회사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중흥그룹이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 딜클로징 이후에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새 대표이사로 낙점된 백 내정자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그는 딜클로징 이후,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조직의 화합적 결합을 이끄는 한편, 조직을 안정화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새 주주가 들어선 뒤, 주요 이사진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영진 변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숙제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흥건설과의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 제고 방안을 마련할지도 주목된다. 중흥그룹은 당장 대우건설과의 합병보다는 독립경영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입장을 보여온 바 있다. 

건설현장 내 안전관리시스템 강화도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건설현장 내 안전관리 소홀 시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수 있는 만큼 안전보건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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