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김대중 정부가 ‘첫 민주 정부’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해당 발언의 진의는 DJ 정부 이전까지는 ‘형식적 민주주의’였다는 점을 강조하려던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회의에서 “김대중 정부가 첫 민주 정부라고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천박하고 왜곡된 역사인식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문화예술 발전을 언급하면서 “첫 민주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는 자신감을 갖고 일본문화를 개방했다”며 “우리 문화예술을 발전시킨 힘은 단연코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에 국민의힘은 고(故) 김영삼 대통령의 업적을 지우려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바쳐온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최초의 문민정부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외면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망언을 넘어 폭언에 가까운 도발”이라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는 절규를 외치며 우리 현대사 최초 국회 강제제명까지 당하고 목숨을 건 23일간 단식투쟁을 비롯, 감옥에 갇히고 자택 감금을 당하는 등 모진 고초 속에서도 끝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해왔던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거짓과 위선의 가짜 민주화 세력들은 감히 폄훼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러한 발언이 ‘갈라치기’라고 보고 있다. 그는 “김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싸워온 아버지의 아들로서, 또 김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를 승계하고 있는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계산된 역사 왜곡으로 또다시 국민을 갈라치기 하며 통합을 가로막은 문 대통령에게 정중한 대국민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 동안 자신들만 절대선이라고 우기면서 진영논리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역사마저 왜곡해 왔다”며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도 편향성과 독선을 버리지 못한 채 계속해서 자신들만의 고집을 부리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정권을 보면서 국민들은 더더욱 정권교체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반발’에 청와대는 해명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야당의 반응에 대해 이해는 할 수 있다”며 “당연히 87년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민주주의 정부지만 내용적으로 실질적 증진이 있었다기보다는 형식적으로 민주주의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대중 정부는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자신 있게 민주주의 국가라고 선언하면서 우리 문화를 개방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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