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며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후보는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 실질적인 삼권분립의 내용이 ‘제7공화국 개헌안'을 만드는 것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국민통합정부 구성 등의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며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후보는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 실질적인 삼권분립의 내용이 ‘제7공화국 개헌안'을 만드는 것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국민통합정부 구성 등의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경선을 도왔던 표철수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회장과 일부 인사들이 1일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다음 날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도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이에 이 후보의 막판 역전극이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 김동연∙홍준표∙박근령 잇단 지지 선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측 신한반도평화체제당원 등은 2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호남 통합 권력을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단연코 이 후보라고 확신하며 지지한다”고 했다. 박 전 이사장은 코로나 확진으로 회견에 불참했다.

박 전 이사장 측은 이 후보 지지 이유를 “유신론의 관념을 가진 '보수'가 '진보'를 포용해야 하는 법이기 때문”이라며 “시대정신과 함께 저희가 준비해온 정치교체와 체제교체에 필요한 새 가치관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문제를 흔쾌히 수용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이후 당시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80%가 넘었음을 저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민주당 이 후보께서 승리할 수 있도록 많은 유권자님과 애국지사 여러분께 대한민국의 밝아올 미래를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시기를 호소드린다”고 전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후보의 진정성이 많은 분의 마음을 두드리는 것 같다”며 “국민이 많이 사랑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애이신 박 전 이사장과 함께하신 여러분들의 정성을 모아서 꼭 승리해 국가 통합 미래로 나아가고, 통일까지 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후보가 중도 사퇴를 결정하고 “저는 오늘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의 실현을 위한 어려운 결정이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합의문에서 만들어진 내용이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이끌고, 필요하면 감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소식을 들은 이 후보는 본인의 SNS를 통해 “오랜 시간 고심을 거듭하신 끝에 내리셨을 결정 무겁게 받들겠다”며 “김동연 후보님과 저,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미 많은 부분 닮아 있었다. 김 후보님의 여러 좋은 공약을 저의 공약과 잘 엮어내겠다. 희망과 통합의 정치에 대한 김 후보님의 강한 의지도 그대로 이어받겠다”고 화답했다.

전 날에는 홍준표 캠프 출신 주요 인사와 서포터즈 회원들이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는 우리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박정희의 추진력과 홍준표의 결기 있는 언행을 닮은 이 후보를 선택하고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홍준표 "아무리 봐도 정상 아니다"

2일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46.3%, 이 후보는 43.1%의 결과를 얻었다. 지지율 격차는 3.2%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다.

두 후보의 접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3일부터는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나 보도가 금지되는 이른바 ‘블랙아웃’ 시기에 돌입한다. 이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런 판세가 흘러가면서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통합 정부’를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 김동연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끌어내고, 보수층으로부터 받은 지지선언은 호재로 읽힌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섣부른 추측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하루이틀 더 이런 흐름이 이어간다면 오늘 4일, 5일 사전투표에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이 후보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반대 사례도 있다. 지난 2월 22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이었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은 “저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며 “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당혹스러워하실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더러는 비난도 하실 거다. 그러실 수 있다. 이해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이재명을 지지할 권리가 있듯이 제게는 윤석열을 지지할 권리가 있다”고 윤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민주당원 중 문재인, 이낙연 지지자 가운데 윤석열 후보에게 돌아선 이들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모임인 ‘NY사랑’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회원들이 내부 토론방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에게 투표하자는 운동이 있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 선대위원장의 경선 탈락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매주 항의 집회를 해 온 약 1만2,000여 명의 회원이 윤 후보 지지에 공감했다고 한다.

한 야당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 대해 “경선 이후 내부 봉합에 실패한 결과”라며 “다른 당 후보를 뽑아 우리 당 후보에게 복수하겠다는 심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누구도 승리를 예상하기 힘들어지면서 그 부분을 겨냥해 한 표라도 더 끌어오려는 포섭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뜻 아니겠냐”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한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일 본인의 SNS를 통해 이런 현상에 대해 “대선판이 참으로 난잡스럽다. 이념도 없고 생각도 없이 이합집산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가관”이라며 “보수우파쪽 사람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고 진보좌파측 사람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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