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7 16:07
조양래 명예회장 한정후견 청구 기각… 한국타이어 일가 갈등 ‘어디로’
조양래 명예회장 한정후견 청구 기각… 한국타이어 일가 갈등 ‘어디로’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2.04.05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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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정법원이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서울가정법원이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골육상쟁’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타이어그룹의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가 기각됐다. 이로써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그룹 내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 다진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껄끄러운 시름을 덜게 됐다. 하지만 조현범 회장과 대립각을 세워온 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법원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혀 한국타이어그룹의 가족 간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 재판부 강하게 비판한 조희경 이사장… 항소 의지 밝혀

관련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최근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제기된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해당 청구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2020년 7월 청구했으며, 또 다른 형제인 조현식 전 한국타이어그룹 부회장과 조희원 씨도 참가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 같은 청구가 제기된 배경엔 조현범 회장의 행보가 있다. 2019년 11월 비리혐의로 구속된 조현범 회장은 이듬해 보석으로 풀려난 뒤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얼마 후 돌연 부진이 보유 중이던 그룹 지주사 지분을 모두 넘겨받아 최대주주에 올랐고, 이는 경영권 분쟁 및 가족 간 갈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아왔던 조희경 이사장은 동생인 조현범 회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조양래 명예회장의 결정이 평소 밝혀온 생각과 전혀 다르다며 건강한 정신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에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송 절차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됐고, 무엇보다 의료기관을 통한 감정이 난항을 겪었다.

그 사이 조현범 회장은 그룹 내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 다져왔다. 2020년 11월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에 오른데 이어 이듬해 3월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내이사로 복귀했고, 지난해 12월엔 회장으로 승진하기까지 했다. 반면, 형 조현식 전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달 모든 직함을 내려놓았다. 

이처럼 불과 2년여 만에 단독경영 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한 조현범 회장은 서울가정법원의 이번 기각 결정으로 껄끄러운 시름까지 덜어내게 됐다. 특히 이번 소송은 조현범 회장의 승계 명분을 흔들 뿐 아니라 경영권 유지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가족 간 갈등 및 잡음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소송을 주도한 조희경 이사장은 법원의 결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전문가 감정절차 없이 사건본인의 주장만 듣고 판단한 일방적이고 비상식적 판결”이라며 “가정에서 발생한 정황 증거에 대해서도 가족들 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등 다툼의 여지가 있는 재판에서 객관적 기관의 의료감정 절차를 건너뛰고 한정후견 기각 결정이 이뤄진 것은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부당한 판결이다. 4명의 자녀 중 3명의 자녀가 입원정밀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동안 조양래 명예회장의 건강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통해 소신과 건강한 노후의 명예를 지켜드리고자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는 이유를 명확히 밝혀 왔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청구인의 진정성 담긴 취지를 왜곡하고 폄하했다”면서 “조현범 회장과의 주식매매가 이 사건 청구의 주된 동기로 보인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사건본인의 일방적 주장을 인용하며 객관성을 저버린 편파적인 판결을 내렸는데 그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조희경 이사장 측은 “성년후견 심판 역사상 가장 비상식적인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재판부를 거세게 비판했으며 “경영권 문제가 아니라, 사비로 사회적 약자를 보살펴 온 대기업 총수이자 화목한 가정을 이루려 노력해 온 아버지로서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객관적 입장의 제3자가 조양래 명예회장의 정신건강을 확인해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없기 때문에 즉각 항소할 계획”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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