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에게 “남북 대화는 다음 정부의 몫이 됐다”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며 남북 협력에 임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 관계는 발전할 수 있다”며 “그동안 문 대통령의 노고를 격려하며 퇴임 후에도 존경하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최근 친서 교환을 통해 지난 5년간을 회고하면서 상호 신뢰와 대화 속에서 한반도 평화에 공감하고 남북의 동포에게도 모두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며 각각의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마지막이 될 안부를 전한다”며 “아쉬운 순간들이 벅찬 기억과 함께 교차하지만, 그래도 김 위원장과 손잡고 한반도 운명을 바꿀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남북의 대화가 희망했던 곳까지 이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대화로 대결의 시대를 넘어야 하고 북미 간의 대화도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이 만들어낸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 919 군사합의가 통일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며 “남북의 노력이 한반도 평화의 귀중한 동력으로 되살아날 것을 언제나 믿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어 “이제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지만 언제 어디에서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마음을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희망하였던 곳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남북관계의 이정표로 될 역사적인 선언들과 합의들을 내놓았고 이는 지울 수 없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에 와서 보면 아쉬운 것들이 많지만, 여지껏 기울여 온 노력을 바탕으로 남과 북이 계속해 진함 없이 정성을 쏟아 나간다면 얼마든지 남북관계가 민족의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 써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 열정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문 대통령을 잊지 않고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번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은 깊은 신뢰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친서 교환이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보도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고, 하루 뒤인 21일 김 위원장의 화답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남 수뇌들이 손잡고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북남 사이 협력을 위해 노력해온 데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퇴임 후에도 북남 공동선언들이 통일의 밑거름이 되도록 마음을 함께 할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남 수뇌들이 역사적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온 민족에게 앞날에 대한 희망을 안겨줬다”고 화답했다.

한편 남북정상 간 친서 교환 사실이 공개된 것은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 3주년 계기로 이뤄진 이후 1년 여만이다. 남북 정상은 2020년 6월 남북 통신선 차단에 이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 등 위기 국면에서 물밑으로 친서를 교환하며 정상 간 신뢰를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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