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문 사장이 이끄는 한국동서발전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한국동서발전
김영문 사장이 이끄는 한국동서발전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한국동서발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동서발전의 신축공사 현장에서 이달 초 쓰러졌던 40대 근로자가 최근 끝내 사망한 가운데, 김영문 사장이 곤혹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안전사고 문제가 사회적 화두인데다, 전 정권 시절 임명된 인사들에 대한 ‘퇴진론’까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김영문 사장, 임기 무사히 마칠까

한국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 내 신축공사 현장에서 쓰러진 40대 근로자 A씨가 끝내 사망한 것은 지난 21일이다. A씨는 지난 6일 당진발전본부 내 안전보건 복지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자재 운반 작업 중 열사병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서울의 상급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며, 한때 의식을 되찾기도 했으나 패혈증 증세가 악화되면서 결국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망사고는 여러모로 씁쓸함을 남긴다. 먼저 A씨가 쓰러진 것은 평소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온열질환 예방이 강조되던 때였으며, 고용노동부 차원의 안내 및 당부도 있었다. 온열질환은 다른 중대재해와 달리 작업중지 등 기본적인 수칙과 여건만 지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한국동서발전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사망사고 0명’을 달성한 바 있다. 동종 업계에서 안전사고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이며, 한국동서발전 역시 이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내왔다. 지난 20일에도 한국안전학회와 ‘중대재해 예방활동 강화를 위한 안전관리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지속적인 안전 역량 강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A씨가 사망하면서 한국동서발전의 이러한 행보 또한 무색해지게 됐다.

물론 한국동서발전이 이번 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에 적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망사고가 건설공사 중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만,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이번 사망사고로 더욱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문 사장은 문재인 정부 후반기인 지난해 4월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한 바 있다. 검찰 출신인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등학교 후배이며,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보좌한 경력이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엔 첫 관세청장에 임명됐고, 관세청장에서 물러난 뒤엔 곧장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2020년 4월 제21대 총선에 울주군 후보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반면, 발전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 있어서는 물음표가 붙는 인물이다.

때문에 김영문 사장은 최근 정권교체에 성공한 정부·여당 측의 ‘알박기 공세’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A씨가 사망한 지난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알박기 인사’를 거듭 지적하며 자진사퇴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한국동서발전이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관이라는 점에서 김영문 사장은 더욱 불편한 자리에 앉아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것이다.

김영문 사장의 임기는 내후년인 2024년 4월까지다. 아직 임기 반환점도 돌지 않은 그가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