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공동체얼라이언스센터(CAC)에 매각 검토 잠정 보류를 요청했다. /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공동체얼라이먼트센터(CAC)에 매각 검토 잠정 보류를 요청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거센 파문을 몰고 왔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이 잠정 보류됐다. 반발하는 직원들 앞에서 ‘눈물의 호소’를 하기도 했던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매각 검토 중단을 요청하고, 매각 추진의 근본적 배경으로 작용한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복잡하게 얽힌 상황 속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어떤 미래를 맞게 될지 주목된다.

◇ 사회적 책임 회피 논란 ‘정면돌파’ 하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5일 카카오 공동체얼라이먼트센터(CAC)에 매각 검토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류긍선 대표는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에게 카카오모빌리티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 그리고 크루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전달했다”며 “매각 논의를 유보하고 노동조합이 회사 주변에 게시한 현수막의 글귀처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CAC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러한 요청 및 의사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이날 오후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요 경영진은 물론, 모든 직원들이 참여하는 올핸즈미팅을 열었다. 이 자리에선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 등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으며, 류긍선 대표는 향후 주요 경영진 및 구성원들로 협의체를 꾸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달 중순부터 불거지기 시작해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은 중대 변곡점을 맞게 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류긍선 대표의 입장 변화다. 류긍선 대표는 매각설이 불거진 초기 동요하는 직원들을 달래며 ‘눈물의 호소’를 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고 고용유지 등의 조건이 중요하다면서도, 매각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 또한 내비친 그다. 

불과 지난 18일 열린 직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류긍선 대표는 “네이버나 배달의민족이 해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사업을 카카오라는 이유만으로 공격을 당한 건 마녀사냥이라고 생각한다”며 매각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류긍선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우선 내부 여론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임직원의 75% 이상이 매각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매각에 대한 내부 여론이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가 ‘사회적 책임 회피’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매각 명분’의 힘이 빠진 상황이다.

한편으론 다른 차원의 해석들도 나온다.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는데 따른 입장 선회라는 것부터 최근 ‘택시대란’으로 인한 정책 변화 가능성을 고려한 포석이란 것 등이다.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사회적 책임 문제를 해소한 뒤 매각 추진을 재차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 마련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제라는데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 중인 사업의 여러 성격들을 고려하면, 기업의 이익추구 및 성장도모는 민감한 사회적 가치들과 상충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요금 인상이 택시기사와 승객들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고,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장은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 이어지는 식이다.

매각 추진의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한 재무적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TPG컨소시엄(29%)과 칼라일(6.2%) 등의 재무적투자자들이 적잖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재무적투자자들은 투자 과정에서 통상 일정 기간 내 투자금 회수, 즉 엑시트를 약속받곤 한다. 그런데 투자금 회수의 대표적 방법 중 하나인 상장은 당장 재추진이 어려운 현실이다. 

즉,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 마련 못지않게 재무적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문제도 풀어야할 중요한 숙제인 셈이다.

여전히 앞날이 짙은 안갯속에 빠져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 변곡점을 지나 어디로 향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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