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차 38%↑, 성장 주역 캐스퍼·레이… ‘해치백형 경차’ 인기 시들
‘한국지엠 판매 2위’ 스파크, 전년 대비 판매 45%↓… 미주 시장서도 부진
차세대 CUV 생산 라인서 현재 스파크 생산… 스파크 단종은 단계적 추진

/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가 이번달을 끝으로 생산이 중단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지만, 한국지엠 측은 수요가 있는 한 최대한 생산 및 판매를 이어갈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 한국지엠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형 승용차(이하 경차) 판매가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한국지엠에서 생산·판매 중인 경차 쉐보레 스파크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파크 단종설이 계속해서 피어나고 있는데, 한국지엠은 향후 차세대 크로스오버 차량(CUV) 생산 전까지는 전략적으로 생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장을 전하며 스파크 판매 의지를 내비쳤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집계한 올해 1∼7월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소형부터 대형 차량의 판매는 전부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지만, 유일하게 경차는 판매가 늘었다. 올해 1∼7월 내수 경차 판매는 7만9,874대로, 전년 동기 5만7,913대 대비 37.8%가 성장했다.

그러나 모든 경차 모델의 판매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경차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인 모델은 지난해 9월말 출시된 현대자동차 캐스퍼 모델이며, 기아 레이가 캐스퍼의 선전에 힘입어 재도약을 이뤄냈다.

현대차·기아 양사의 지난 7월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누적 판매 대수는 △캐스퍼 2만7,678대 △레이 2만6,100대 등이다. 캐스퍼는 올해 경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레이는 지난해 1∼7월 2만1,843대 판매에 비해 19.5% 성장하며 상품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경차에 속한 모델 중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디자인을 갖춰 스타일리시한 외모를 갖춘 모델이나 박스카 형태로 실내 공간이 넓어 실용성이 뛰어난 모델의 인기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독 해치백형 경차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해치백’ 형태의 경차인 기아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의 판매는 캐스퍼나 레이와 달리 전년 대비 판매가 부진하다. 기아 모닝은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 1만7,533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2만1,180대 대비 17.2% 감소에 그쳤지만, 쉐보레 스파크는 단 6,745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1만2,227대에 비해 판매대수가 거의 반토막(44.8%↓)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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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3월 새롭게 준공된 한국지엠 창원공장 도장 공정 구간으로 여기서는 현재 쉐보레 스파크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 한국지엠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 시장에서도 스파크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최근 GM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1∼6월) 주요 국가별 판매량에 따르면 스파크는 미국 시장에서 4,138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1만9,259대 대비 78.5% 감소했다. 동기간 캐나다에서도 1,773대 판매에 그쳐 전년 대비 43.1% 판매 감소를 기록했고,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는 98∼99% 판매 감소를 기록해 상반기 판매 대수가 각각 54대, 4대에 불과했다.

스파크의 판매 실적이 국내를 비롯해 해외 주요 시장에서까지 전년 대비 반토막 나는 상황까지 내몰린 모습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이 이번달까지만 스파크 생산을 이어간 후 단종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스파크의 단종은 단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만큼 당장 단종을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스파크를 단종하고 차세대 CUV 모델을 생산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지금 보면 스파크가 월 1,000∼1,500대 정도 수요는 꾸준해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모델인 만큼 쉽게 놓을 수는 없다”며 “현재 스파크를 생산하는 공장을 중장기적으로 CUV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지만 스파크 생산이 언제 끝나는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3월 차세대 CUV 생산을 위해 도장 공장을 새롭게 세웠으며 올해 3월에는 도장 외에 조립·프레스·차체 공정을 진행하는 공장도 개선(업그레이드)했다. 스파크는 현재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러면서 “CUV 시범 생산은 올해 말쯤 계획돼 있는데, 스파크 단종이 이때가 될지 더 늦어질지는 알 수 없으며, 스파크 생산이 종료되더라도 재고를 미리 비축해 판매는 더 길게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생산과 판매 종료 시점은 다를 수 있다”면서 “우리는 스파크 재고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 판매를 최대한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파크의 실적이 부진하긴 하나 여전히 한국지엠 내에서는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어 ‘판매 2위’ 타이틀을 달고 있는 모델이다. 한국지엠도 이러한 점을 간과할 수는 없는 만큼 수요가 존재하는 한 최대한 생산을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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