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수출을 중심으로 판매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수시장 부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수출을 중심으로 판매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수시장 부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지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수출을 바탕으로 뚜렷한 판매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내수시장에서의 존재감은 더욱 희미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양상이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지엠이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총 2만2,86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비 86.2%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한국지엠의 11월까지 누적 판매실적 역시 전년 대비 7.9% 성장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수출, 특히 트레일블레이저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 GX는 11월에만 총 1만6,369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뷰익 앙코르 GX는 트레일블레이저와 같은 차량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문제는 내수시장이다. 한국지엠은 11월 내수시장 판매실적이 2,057대에 그쳤다. 직전인 10월 대비 절반 수준이고, 지난해 11월에 비해서도 감소했다. 쌍용자동차의 6,421대, 르노코리아자동차의 5,553대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하다.

총 누적 판매실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내수시장은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11월까지 내수시장 누적 판매실적은 3만5,39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6%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지엠이 내수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라인업을 살펴보면, 이 같은 부진의 원인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판매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스파크와 트레일블레이저다. 그마저도 스파크는 경차 시장 자체가 예년만 못하고, 트레일블레이저는 타 브랜드의 여러 경쟁모델과 비교했을 때 판매실적이 돋보이지 않는다.

시장 규모가 큰 편인 세단은 사실상 전멸 상태다. 한때 기세를 높였던 말리부는 판매실적이 미미해진지 오래고, 단종이 결정됐다. 역시 시장 규모가 큰 중형SUV는 이쿼녹스가 수입방식으로 판매되다보니 높은 판매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수입방식으로 판매되는 트래버스와 타호, 콜로라도 역시 판매실적 측면에선 뚜렷한 한계가 존재하는 모델들이다.

한국지엠의 이 같은 내수시장 부진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부평2공장의 가동을 종료하면서 트랙스와 말리부가 단종됐고, 스파크 역시 단종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지엠이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인 CUV 신차의 성공여부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지게 된 모습이다. 만약 이 신차마저 내수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한국지엠의 존재감은 더욱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한때 내수시장 점유율 10%를 바라봤던 한국지엠이 언제쯤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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