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이유로 국감 증인 출석 피한 토마스 클라인
이상국 부사장 대리 출석, ‘시동 꺼짐’ 결함 조치 관련 “고객 소통 다소 미흡”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가 2022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올해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회피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를 통해 국정감사 증인 39명과 참고인 5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여기엔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도 포함됐다.

그런데 토마스 클라인 벤츠 코리아 사장은 국감 증인 출석 이틀 전인 지난 5일, 돌연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국감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전 벤츠 코리아 사장이 지난 2017년 국감 일정에 눈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라는 이유로 증인 출석을 거부한 것과 닮아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토마스 클라인 벤츠 코리아 사장이 국감 증인으로 호출된 이유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벤츠 차량 시동 꺼짐 같은 차량 결함 관련, 소비자 불만 및 배출가스 저감 성능 조작 혐의 등에 대해 벤츠 측 대응이 미비하다고 판단돼 소비자기본법 준수 여부 등의 질의를 위한 것이다.

현재 시동 꺼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벤츠 차량은 대표적으로 △S클래스 S500 4매틱·S580 4매틱 및 마이바흐 △CLA 250 4매틱 △GLB(220 및 250 4매틱) 등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중대 결함과 관련해 벤츠 코리아 측에서는 원인을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고속도로 등에서 고속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나타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벤츠 코리아는 결함이 있는 차량에 대해서만 무상 수리 조치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마저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는 시동 꺼짐 결함과 관련해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벤츠 차량의 시동 꺼짐 결함은 지난해 6월부터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수십 건이 접수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라 관계 기관에서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시동 꺼짐 결함으로 국토부의 조사 대상에 오른 차량은 벤츠 CLS 53 AMG 등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모델인데, 벤츠 코리아는 결함이 나타난 일부 차량에 대해 무상수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수입차시장의 절대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불미스런 잡음에 연이어 휩싸이고 있다.
국내 수입차시장의 절대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불미스런 잡음에 연이어 휩싸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시동 꺼짐 결함으로 무상수리 대상에 오른 차량이 아닌 올해 새롭게 시동 꺼짐 결함 신고가 접수된 S클래스 S580 4매틱 및 마이바흐 등 모델에 대해 벤츠 코리아 측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최근 접수되고 있는 시동 꺼짐 현상은 주행 중 정차 후 재출발 시 재시동 불가 현상에 가깝기 때문으로 보인다.

벤츠 코리아의 이러한 태도는 시동 꺼짐 및 재시동 불가 현상이 나타나는 차량에 대해 제조상의 결함으로 인정하지 않고 일부 차량에서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치부하면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거부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국토부는 다수의 벤츠 차량에서 시동 꺼짐 결함 신고가 연이어 이어지자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사 대상을 확대했다. 현재 국토부의 조사 대상에 오른 차량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벤츠 S580 4매틱 및 CLS 4매틱 등 10여종 모델이다.

그러나 국토부의 조사 결과 제조상 결함으로 판명되더라도 벤츠 코리아에 강제 시정 명령을 내리는 리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국형 레몬법에서는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결함을 리콜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주행 중 시동 꺼짐 또는 주행 중 정차 후 재시동 불가 현상이 나타나는 벤츠 차량 차주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시동 꺼짐 결함에 차량을 더 이상 타지 못하겠다면서 환불이나 교환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벤츠 코리아 측에서는 차량의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무위에서는 이와 관련해 벤츠 코리아 측의 해명을 직접 듣고자 토마스 클라인 벤츠 코리아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토마스 클라인 대표가 돌연 해외 출장에 나서며 대면은 불발됐다.

대신, 이상국 벤츠 코리아 부사장이 대리로 출석해 결함 차량에 대한 서비스 미흡 및 소비자 불만 사항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를 받았지만, “고객과 합의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고객과의 소통 중에 다소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내부적으로 빈틈이 있었던 부분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논란의 핵심인 결함 발생 차량들에 대해 어떻게 조치를 취할 것인지 등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벤츠 코리아 측은 이번 국감에 토마스 클라인 대표 불출석 사유와 관련해 “이번 해외 출장은 국감 증인 채택 이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며 국회 측에도 해당 내용을 전달해 상호 협의 하에 적임자인 이상국 부사장이 대신 출석했다”며 “토마스 클라인 사장이 국감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해외 출장을 계획한 것은 아니며 고객 불만 및 결함 논란에 대해서도 부사장이 출석해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벤츠 코리아는 올해 1∼3분기 총 5만6,074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벤츠는 지난 8월까지는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최근 3∼4개월 동안 판매량이 주춤하면서 BMW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해당 기사는 2022년 10월 7일 오후 6시 42분 경 포털사이트 등으로 최종 출고되었으나, 이후 벤츠 코리아 측에서 뒤늦게 입장을 밝혀와 해당 내용이 반영되면서 기사가 수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정 후) 이상국 부사장의 대리 출석 내용 및 벤츠 코리아 측 입장 추가 반영 

대신, 이상국 벤츠 코리아 부사장이 대리로 출석해 결함 차량에 대한 서비스 미흡 및 소비자 불만 사항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를 받았지만, “고객과 합의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고객과의 소통 중에 다소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내부적으로 빈틈이 있었던 부분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논란의 핵심인 시동 꺼짐·정차 후 재시동 불가 문제가 발생하는 차량들에 대해 어떻게 조치를 취할 것인 지 등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벤츠 코리아 측은 이번 국감에 토마스 클라인 대표 불출석 사유와 관련해 “이번 해외 출장은 국감 증인 채택 이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며 국회 측에도 해당 내용을 전달해 상호 협의 하에 적임자인 이상국 부사장이 대신 출석했다”며 “토마스 클라인 사장이 국감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해외 출장을 계획한 것은 아니며 고객 불만 및 결함 논란에 대해서도 부사장이 출석해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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