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5만6,074대, 전년 대비 판매량 9.9%↓
6월 이후 월 6,000대 못 넘는 벤츠, 2분기부터 실적 감소율 점차 증가세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매실적 역성장이 임박한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2020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매실적 역성장이 임박한 모습이다. / 시사위크 DB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가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올해도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벤츠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지 21년 동안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3년 연속 역성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최근 6년 연속 지켜오던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왕좌도 BMW에게 다시 내주며 2인자로 전락하게 생겨 뼈아픈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월간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벤츠는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대수 5만6,074대를 기록해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28.01%를 차지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4분의 1 이상을 독식하는 수준의 실적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해 벤츠의 1∼3분기 누적 판매대수는 6만2,232대로 시장점유율 28.99%를 기록했다. 올해 벤츠의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수치다. 벤츠는 2020년과 2021년에도 연이은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감소세는 각각 1.6%, 0.9%로 미미한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감소 폭이 심상치 않다. 역성장 실적을 3년 연속 기록하는 것과 동시에 두 자릿수 실적 감소가 코앞에 다가온 모습이다.

벤츠는 2002년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래 매년 판매실적 증가세를 이어왔다. 그것도 대부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2019년 전년 대비 10.4% 성장한 실적을 마지막으로 3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벤츠의 실적 감소는 시동 꺼짐·정차 후 재출발 시 재시동 불량 결함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벤츠의 올해 월간 실적을 살펴보면 △1월 3,405대 △2월 5,970대 △3월 8,767대 △4월 7,822대 △5월 7,388대 △6월 5,845대 △7월 5,456대 △8월 5,940대 △9월 5,481대 등을 기록했다.

1월 다소 부진한 판매를 기록한 후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2분기 들어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고, 이어 6월부터 9월까지는 월간 판매대수 6,000대 벽이 허물어지면서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누적 판매대수 증감율도 △4월 -6.1% △5월 -5.6% △6월 -7.1% △7월 -9.3% △8월 -9.6% △9월 -9.9% 등을 기록하며 감소율이 2분기말인 6월부터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특히 6월엔 판매대수가 전월 대비 20% 이상 추락했는데, 벤츠 차량을 보유한 차주들 사이에서 ‘주행 중 시동 꺼짐’ 또는 ‘정차 후 재출발 시 시동 불량’ 결함이 쇄도하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쯤부터다.

벤츠는 최근 이러한 시동 관련 결함을 호소하며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미흡한 대처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에는 침수 의심 차량(벤츠 GLS)을 판매했음에도 교환·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레몬법 적용 사안이 아니라 무상교환 대상이 아니다’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교환·환불을 원할 경우에는 감가상각에 따른 비용 및 취·등록세를 추가로 지불하라고 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공교롭게도 판매실적이 하락한 시점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쇄도한 시점이 맞아떨어진 모습이다. 결함 및 부실한 고객응대 논란이 실적 감소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벤츠의 실적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올 연말 기준 전년 대비 누적판매대수 감소율은 10%를 돌파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또한 6년 연속 지켜온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경쟁자인 BMW에게 다시 내주고 2인자로 내려 앉을 가능성도 높다. 이에 벤츠가 소비자 불만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하며 올해 4분기 판매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벤츠는 최근 결함 의심 차량에 대한 미흡한 조치 및 소비자 불만과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결함 의심 차량 및 소비자 불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근거자료 및 출처 

수입 승용차 9월 통계 자료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https://www.kaida.co.kr/ko/statistics/NewRegistList.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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