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추가 분담금 부담 낮추려면 분양가 인상 필요… 분양가 오를 시 수요자 계약 포기 가능성 커

17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재개됐다. /뉴시스
17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재개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조합과 시공사업단과의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올해 4월 15일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약 6개월여만(183일)인 17일 본격 공사가 재개됐다.

앞서 지난 15일 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공사재개 합의문 추인 안건 등 총 23개의 안건을 처리하고 신규 집행부 구성을 위해 새 조합장과 감사‧이사 등을 선출했다.

당시 임시총회에는 조합원 총 6,150명 중 5,738명이 참석했고 이 중 5,346명(94.7%)은 총회에 올라온 안건에 대해 찬성했다.

또 조합은 옛 집행부가 부여한 통합상가위원회의 상가 재건축 대표 단체 자격을 취소하고 상가 건설사업관리회사(PM)인 리츠홀딩스와의 계약을 원상회복했다.

최초 조합 집행부는 2012년 리츠홀딩스와 재건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으나 두 번째로 들어선 옛 조합 집행부는 지난 2021년 12월 리츠홀딩스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통합상가위원회에 상가 재건축 대표 단체 자격을 부여했다.

이에 리츠홀딩스는 계약해지에 맞서 현재까지 유치권을 행사해왔다.

업계는 이번 임시총회를 통해 조합이 공사비 증액, 상가 문제 등의 논란을 봉합하면서 향후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사비 증액에 따른 추가 분담금 문제, 이로 인한 분양가 상승 등이 향후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과정에서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추가 분담금에 따른 분양가 인상 변수… 수요자의 계약 포기 가능성

지난달 중순경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조합 측에 변경된 공사 도급금액 총 4조3,677억5,681만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때 시공사업단은 “조합 측에 변경 통보한 공사 도급금액은 공사재개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분, 금융비용 손실분, 공사중단‧연장에 따른 손실분 등을 반영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당초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비는 2조6,708억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옛 조합 집행부가 1만1,106가구에서 1만2,032가구로 재건축 규모를 늘리고 여기에 상가 공사까지 포함한 조건으로 계약을 변경했고 시공사업단은 2020년 공사비를 3조2,294억원으로 증액했다.

이에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이 이어졌고 마침내 지난 4월 15일 공정률 52%인 상황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이 했다.

이후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여러차례 논의를 거쳐 공사재개에 합의하면서 공사비는 3조2,294억원에서 약 1조1384억원 늘어난 4조3,677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조합원은 1인당 평균 1억8,000만원 가량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조합은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시공사업단이 변경 통보한 공사사업비에 대해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의 최종 공사비 산정 결과가 나오는대로 조합은 조합원 1인당 분담금 규모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관련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이 1인당 1.8억원으로 추산됐다./뉴시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관련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이 1인당 1.8억원으로 추산됐다./뉴시스

문제는 조합원들은 분담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가 높아지기를 바라는 반면 수요자들은 분양가가 높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3.3㎡당 일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수록 조합원들이 얻는 분양수익이 늘어나 분담금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에 반해 수요자들은 분양가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 및 고물가에 따른 경기침체 시기에는 수요자들이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심각할 경우 자칫 미분양사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3.3㎡당 3,500만원 수준이면 조합원 1인당 부담해야 할 평균 분담금이 1억5,000원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만약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으로 책정된다면 조합원이 부담해야하는 분담금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부동산원의 검증결과는 11월 중순경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시공사업단이 책정한 공사비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낮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공사기간이 늘어난 점도 문제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당초 입주 완료 예정일은 내년 8월이었다. 공사가 중단으로 기간이 늘면서 입주 완료는 오는 2024년 12월말에서 내년 1월 사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옛 조합 집행부가 창호 업체 변경을 요구해 창호 설치 등을 제때 하지 못했고 여기에 (옛 조합 집행부의)자재 미확정, 설계도면 미제공 등의 문제까지 발생했다”며 “이러한 점이 총체적으로 반영되면서 공사기간이 예정보다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분양가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으로 책정돼도 비교 대상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 비해 가격이 낮은 편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이 경우 주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커 3.3㎡당 3,500만원에서 3,700만원 사이에서 분양가가 정해질 것으로 사료된다”며 “그러면 대략 소형(59㎡) 아파트의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할 수도 있는데 이 때 대출규제로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져 수요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2019년 조합은 3.3㎡당 분양가를 3,550만원으로 산정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 분양 보증을 신청했으나 HUG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3.3㎡당 2,978만원을 적정 분양가를 책정한 바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 시공사업단 관계자 인터뷰

- 부동산 컨설팅회사 관계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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