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억원 규모 ABCP 발행도 투자자 모으지 못해 좌절… 시공사업단 자체 조달 예정

최근 둔촌주공 PF가 7,000억원 규모의 차환 발행에 실패했다. /뉴시스
최근 둔촌주공 PF가 7,000억원 규모의 차환 발행에 실패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최근 공사를 재개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차환 발행에 실패했다. 차환 발행은 이미 발행한 채권의 원금을 상환하고자 채권을 새로 발행하는 자금조달 기법이다.
 
25일 건설업계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은 이달 28일 만기 예정인 둔촌주공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의 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차환에 실패했다.

앞서 지난 8월말 조합은 시공사업단(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의 보증 아래 BNK투자증권 등으로부터 ABSTB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으로 기존 7,000억원의 사업비를 갚은 바 있다.

ABSTB 차환 발행을 시도했던 BNK투자증권 등은 추가로 1,250억원 규모의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에 나섰으나 이마저 투자자를 모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는 지난달 말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PF 시장에서 자금 경색 우려가 급격히 커지면서 둔촌주공 사업비 대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시공사업단 내 각 건설사의 보증 규모는 현대건설 약 1,96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약 1,750억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각각 약 1,645억원 수준이다.

이번 차환 실패에 대해 시공사업단 한 관계자는 “시공사업단에 속한 각 건설사들이 오는 28일까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상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어차피 자금조달은 필요한 과정이었고 그 대상이 은행‧증권사에서 건설사로 바뀐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환 실패로 인해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분양이 완료되면 조합 측으로부터 사업비를 돌려받을 예정이며 이번 일이 공사일정 등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번 차환 실패가 레고랜드 사태와 연관이 있는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여러 매체 및 전문가들이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기에 그런 줄로만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정부가 ‘50조원+α’ 대책을 내놓으면서 그나마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부동산 PF 추진하려는 금융회사들은 시장 내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시선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단기자금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경각심을 갖고 예의주시 중”이라며 “특히 강원도 PF-ABCP 관련 이슈(레고랜드 사태) 이후 확산되는 시장 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업단 관계자 인터뷰

-시장안정을 위한 금융위원장 특별지시사항 / 금융감독원 2022년 10월 20일

https://www.fss.or.kr/fss/bbs/B0000188/view.do?nttId=57071&menuNo=200218&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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