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친야권 성향의 온라인 매체가 유가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패륜적 행위”라고 맹비난하며 더불어민주당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관심법을 갖고 마음을 다 들여다볼 방법은 없지만, 민주연구원 부원장께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명단을 확보해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발표에 관여된 분들이 친민주당 성향의 인사들이 많다”며 “(민주당도) 암묵적으론 서로 명단 공개에 대해 동의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전날(14일) 시민언론 더탐사와 함께 155명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기사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기사에는 “유가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며 사실상 유가족의 동의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민들레는 이날 “신원이 특정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해온 유족 측 의사에 따라 희생자 10여 명의 이름을 삭제했다”며 일부 명단을 지웠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촉발한 것이 친야권 성향의 매체라는 점에서 사실상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유족들 다수가 명단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 또 그것이 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이 매체들은 이런 패륜적 행위를 했다”며 “명단 공개는 법률 위반이라는 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돼왔는데도 공개를 강행한 것은 그들의 의도가 얼마나 악의적이고 치밀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희생자들의 존엄과 유족의 아픔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비뚤어진 정치적 목적 달성에만 혈안이 됐다”며 “광우병 사태, 세월호 사건처럼 사실을 왜곡 과장하고 확대재생한 한 다음에 지속적으로 정부를 공격하고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너무나 노골적”이라고 쏘아붙였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양해해달라는 한 문장 던져놓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패륜적 정치 행위를 떳떳하게 자행하고 있다”며 “돌아가신 분들의 존엄성과 가족들의 아픈 마음도 정치적 이득 앞에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들에겐 오로지 정권 전복이 목표”라고 힐난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희생자 명단 무단 공개는 유가족의 슬픔을 악용한 패륜이며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공학”이라며 “명단을 폭로한 민들레 등의 세력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차원의 법적 대응에 대해선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보다는 희생자 가족들로부터 문제 제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은 지켜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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