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출판사가 아트박스 지분 일부를 처분하고 연결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권정두 기자
삼성출판사가 아트박스 지분 일부를 처분하고 연결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성출판사의 연결기준 실적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해왔던 아트박스가 연결대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삼성출판사가 적자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이란 당면과제가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된 모습이다.

◇ 아트박스와 결별 수순… 승계도 속도

지난 14일, 삼성출판사는 3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했다. 이번 분기보고서는 직전인 올해 반기보고서와 큰 차이점이 눈길을 끈다. 바로 연결재무제표가 사라진 것이다. 

연결재무제표가 분기보고서에서 사라진 이유는 연결대상회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2분기까지 삼성출판사는 아트박스와 아트박스의 자회사인 에이비로지스를 연결대상회사로 두고 있었는데, 3분기를 기해 연결관계가 해제됐다. 

이에 대해 삼성출판사는 지난 8월 아트박스 주식 3만1,500주를 약 92억원에 매각하면서 지분이 46.45%에서 35.26%로 하락했고, 연결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트박스가 차지해온 존재감과 비중을 고려해보면, 이는 상당히 큰 변화다. 국내 최초의 팬시 전문 유통업체인 아트박스는 1984년 삼성출판사 내 사업부로 시작해 1986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고, 이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온 바 있다. 특히 삼성출판사 연결기준 매출액의 70% 이상을 책임지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삼성출판사가 2020년 사상 첫 적자 실적을 기록한 것도 아트박스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삼성출판사는 아트박스 지분 처분 배경에 대해 “계열분리 및 운영재원 확보를 위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분을 처분한 대상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기타특수관계인이라고 밝혔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삼성출판사 오너일가 2세인 김진용 대표의 처남인 조석현 아트박스 대표 측이 지분을 넘겨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석현 대표는 아트박스 지분 25.46%를 보유 중인 2대주주로, 해당 지분을 추가할 경우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삼성출판사 관계자는 “단기간에 추가적인 주식 처분이 이뤄질지는 모르겠으나, 큰 틀에서 계열분리가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출판사의 승계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삼성출판사는 김진용 대표의 차남인 오너일가 3세 김우석 이사(영업마케팅본부장)가 지난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또한 삼성출판사가 아트박스 지분을 처분한 지난 8월엔 김진용 회장이 두 아들에게 각각 5만주의 삼성출판사 주식을 증여하기도 했다. 김진용 회장의 장남은 ‘아기상어’로 널리 알려진 더핑크퐁컴퍼니를 설립한 김민석 대표다.

한편,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 삼성출판사는 실적 개선이란 당면과제가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됐다. 삼성출판사는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규모는 2,000억원대지만, 별도기준으로는 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수익성도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11억원과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2020년엔 2억5,000여만원, 2021년엔 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지만 올해는 다시 적자전환한 상태다. 삼성출판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10억원에 육박한다.

아트박스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시작한 삼성출판사가 3세 승계와 실적 개선이란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삼성출판사 ‘2022사업연도 3분기 분기보고서’ 공시
2022. 11.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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