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이 어진 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 안국약품
안국약품이 어진 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 안국약품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안국약품 오너 2세 어진 전 부회장이 경영일선으로 돌아온다. 지난 3월 돌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며 사임한지 약 10개월 만이다.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자,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오락가락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끈다.

안국약품은 지난 12일 임시주주총회 소집 계획을 공시했다. 내년 1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상정될 안건이 주목을 끈다. 바로 어진 전 안국약품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이다.

어진 전 부회장은 부친 고(故) 어준선 명예회장과 함께 지난 3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수십 년 동안 이어온 오너경영에 마침표를 찍은 바 있다. 그런데 이후 약 10개월 만에 다시 사내이사로 복귀하기 위한 채비에 나선 모습이다. 사내이사에 선임된 뒤 곧장 대표이사로 복귀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어진 전 부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그의 과거 전력 및 사법리스크와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안국약품은 어진 전 부회장이 수장으로 있던 2019년 대규모 리베이트 혐의 및 불법 임상시험 혐의가 드러나며 파문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어진 전 부회장도 재판에 넘겨졌으며, 지난 8월 불법 임상시험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정구속되진 않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리베이트 혐의 관련 재판 역시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어진 전 부회장의 빠른 복귀는 앞선 사임의 이유가 애초부터 다른 곳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불러일으킨다. 어진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물러나면서 53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한 바 있다. 이 같은 거액의 퇴직금은 지난해 3월 새롭게 도입한 임원 퇴직금 규정에 따른 것으로, 당시에도 오너일가의 잇속 챙기기 논란이 불거졌었다.

실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어진 전 부회장의 복귀 명분을 찾기 어렵다. 2020년과 2021년 적자 실적을 마주했던 안국약품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매출 역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돌아올 어진 전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딛고 안국약품의 실적 회복세에 탄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안국약품 ‘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
2022.. 12. 12.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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