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로키 판매량 87% 감소, 뉴 컴패스 1,000만원 할인에 경쟁력 저하
10월부터 체로키도 1,000만원 할인했지만 소비자 관심 저조
코드명 ‘KL’ 체로키 F/L, 내년 국내 출시 6년차… 풀체인지 목전

지프가 올해 부진에 빠졌다. 특히 지프의 중형 SUV 체로키의 저조한 판매 실적이 부각된다. / 지프 홈페이지 갈무리
지프가 올해 부진에 빠졌다. 특히 지프의 중형 SUV 체로키의 저조한 판매 실적이 부각된다. / 지프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지프 브랜드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만449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체로키의 판매량이 폭락했는데, 지난 6월 새롭게 투입한 뉴 컴패스의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프 모델 대부분은 올해 부진에 빠졌다. 1∼11월 각 모델별 누적 판매대수는 △랭글러 1,913대 △레니게이드 1,442대 △뉴 컴패스 1,225대 △그랜드 체로키 L 1,200대 △글래디에이터 535대 △체로키 215대 △그랜드 체로키(구형) 63대 등 총 6,593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9,350대) 대비 29.5% 감소했다.

브랜드 내 판매량 1·2위를 기록 중인 랭글러와 레니게이드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약 1,000대, 900대 정도 판매가 감소했는데, 이보다 더 심각한 모델은 체로키다. 지난해 1∼11월 체로키의 판매대수는 1,625대에 달했는데, 올해는 87% 감소한 215대에 그쳤다. 

지프 체로키의 저조한 실적에는 올해 신차로 투입된 뉴 컴패스의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

뉴 컴패스는 외관과 편의사양을 새롭게 개선한 마이너체인지 모델로, 올해 6월말쯤 국내에 출시됐다. 당시 국내 판매 가격이 직전 모델 대비 최소 750만원 인상된 5,140만∼5,64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및 ‘체로키와 판매 간섭으로 인한 팀킬 우려’가 제기됐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지프 뉴 컴패스가 지난 6월 한국 시장에 출시됐다. / 성수동=제갈민 기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지프 뉴 컴패스가 지난 6월 한국 시장에 출시됐다. / 성수동=제갈민 기자

당시 뉴 컴패스와 체로키의 가격 간섭현상과 팀킬 우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스텔란티스 코리아 관계자는 “체로키는 보다 큰 체구를 가지고 있고 넓은 공간으로 패밀리 지향적 모델이고, 뉴 컴패스는 MZ세대를 위한 차량으로 보다 많은 옵션을 제공하는 모델”이라면서 “지향점이 다른 차량인 만큼 마케팅 포인트도 다르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프 뉴 컴패스는 출시 직후 6월 프로모션으로 11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가격 인상폭 대비 할인율이 크지 않아 당시 111대만 판매됐다. 이에 스텔란티스 코리아 측은 할인 규모를 △7월 450만원 △8월 650만∼660만원으로 확대했지만 7월과 8월 각각 71대, 119대 판매에 그쳤다.

결국 스텔란티스 코리아 측은 8월말부터 뉴 컴패스에 대해 ‘전 트림 1,150만원 할인(할인율 20∼22%)’이라는 대규모 프로모션을 강행했다. 5,000만원이 넘는 뉴 컴패스를 4,000만원대 초중반 정도에 구입할 수 있게 되자 소비자들의 관심은 커졌고 9월과 10월 각각 607대, 244대가 판매됐다.

반면 9월 체로키 할인은 차 값의 1% 수준인 약 58만∼60만원이 적용됐다. 이 때문일까. 체로키는 9월 13대만 판매됐다. 이에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10월부터 체로키 모델에 대해서도 1,000만원 할인을 적용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10월과 11월 판매대수는 각각 40대, 45대에 그쳤다.

체로키의 부진이 단순 가격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코드명 ‘KL’ 지프 체로키는 2014년 8월 출시된 후 2018년 4월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친 모델로, 내년이면 출시 10년차에 접어든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시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출시 6년차 모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량의 세대 변경 기간을 보통 7∼8년, 짧은 경우 5년 내외 주기로 운영하는데, 지프 체로키는 이 기간을 훌쩍 넘어섰다. 조만간 체로키의 풀 모델 체인지(완전변경)에 대한 소식이 들려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스텔란티스 코리아 관계자는 “대다수의 글로벌 제조사들이 겪고 있는 반도체 이슈,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공급 이슈 등으로 인해 생산 지연의 어려움으로 물량 수급이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않아 지프 브랜드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글로벌(본사)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3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체로키 모델도 일시적으로 물량 수급이 원활하진 않았는데 현재는 정상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체로키의 풀체인지에 대해서는 “내년에 글로벌 차원에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연말을 맞아 뉴 컴패스 1,15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또 한 번 강행하고 나섰다. 가격과 크기가 비슷한 뉴 컴패스와 체로키 두 차종에 대해 비슷한 수준인 1,100만원대 규모의 할인이 적용되는 셈인데, 세대 변경을 앞둔 체로키보다 최근 큰 폭의 개선을 이룬 뉴 컴패스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올해 1~11월 지프 국내 시장 판매 실적 집계
2022.12.19 다나와자동차 및 한국수입자동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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