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1월 244대 판매, 전년 동월 대비 반토막
가격 인상한 체로키, 1,000만원 할인에도 안 팔리자 2,000만원 할인
그랜드 체로키 L 오버랜드 2022년 재고 모델도 1,390만원 할인

지프가 국내 시장에서 비인기 모델로 전락한 체로키에 대해 최대 2,10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프로모션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 지프
지프가 국내 시장에서 비인기 모델로 전락한 체로키에 대해 최대 2,10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프로모션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 지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지프가 연초부터 또 ‘폭탄할인’을 진행하고 나섰다. 일부 모델의 경우 1,000만원 할인을 넘어 2,000만원까지 할인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규모 할인 공세를 반기는 소비자들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제값 주고 사는 소비자만 호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 비인기 모델 대규모 할인 재고떨이… 중고차 시세에 악영향 우려

지프는 올해 1월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51% 감소한 244대에 그쳤다. 지난 2021년 1만449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지만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7,166대로 줄어들었고 올해도 연초부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지프의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대부분 모델이 전반적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체로키’의 부진이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프 체로키는 지난해 254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1,659대) 대비 84.69% 감소한 판매 실적이다. 

체로키의 부진 배경에는 지난해 6월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뉴 컴패스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뉴 컴패스는 마이너 체인지 모델로 상품성을 강화하면서 차체 크기도 키웠다. 여기에 뉴 컴패스는 신차임에도 1,000만원 할인을 적용하면서 비슷한 크기에 더 비싼 체로키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지프는 지난해 체로키를 비롯해 일부 차종의 가격을 연이어 인상했다. 지난해 초 4,840만원, 5,140만원에 판매되던 체로키는 지난해 3월 5,490만원, 5,790만원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연식 변경 모델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5,990만원, 6,390만원으로 가격을 또 올렸다. 체로키 가격 인상폭은 1년 사이 24.32%에 달했다.

지프 측은 가격을 인상한 체로키 모델에 대해 10월부터 1,00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4분기 체로키 판매 대수는 △10월 40대 △11월 45대 △12월 39대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에도 등급별로 1,000만원, 1,100만원 할인을 적용했지만 판매 대수는 36대에 그쳤다.

2월 들어서는 프로모션 규모를 확대해 1,500만∼1,600만원 할인을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지프 파이낸셜 금융을 일부(최소 1,000만원)라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추가로 500만원 할인을 적용해 최대 2,000만∼2,100만원 할인을 제공하고 나섰다.

체로키의 정가는 리미티드 FWD(전륜구동) 모델이 5,990만원, 리미티드 AWD(사륜구동) 모델은 6,390만원이다. 할인율이 32.86∼33.39%에 달한다.

지프가 2022년식 그랜드 체로키 L 오버랜드 재고 모델을 1,390만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 지프
지프가 2022년식 그랜드 체로키 L 오버랜드 재고 모델을 1,390만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 지프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오버랜드 2022년 모델도 1,39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차량의 소비자 가격은 8,780만원이며, 할인을 적용하면 7,39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현재 1,000만∼2,000만원 할인 프로모션 대상 차종은 대부분 지난해 수입해 판매하던 재고 모델이다. 결국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에 대해 기존 고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타사 할인 정책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그들만의 마케팅 전략이나 사정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대규모 할인은 기존 고객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주게 되고 불만을 일으키는 등 고객만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할인을 연이어 진행하게 되면 차량의 잔존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차량을 정가에 구매하거나 적게 할인 받아 구매한 기존 고객들 사이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할인은 중고차 업계에서도 견제하는 부분이다. 할인 규모에 따라 중고차 매매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는 신차 가격과 할인 프로모션 영향을 받는다”며 “특정 모델에 대해 수입차 브랜드와 딜러사에서 대규모 할인을 진행한다면 기존에 형성돼 있던 중고차 시세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를 매입하는 상사에서도 이러한 할인율을 모두 고려해 매입가와 판매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지프의 수입사인 스텔란티스 코리아 측에서는 “이번 할인은 연식변경 전 모델에 한정된 프로모션”이라고 말할 뿐 기존 고객들의 불만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국수입자동차협회 1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
2023. 02. 17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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