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통계 산출 이래 최대 하락폭 기록… 전세가격 하락폭도 덩달아 확대

작년 12월 전국 주택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작년 12월 전국 주택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가격 하락폭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전망 등에 따라 실수요층의 매수심리가 바닥권에 머물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2022년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 변동률은 -1.98%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인 작년 11월에 비해 주택 매매가격이 1.98%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번 변동률은 2003년 12월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산출한 이래 최대 하락폭이기도 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같은 시기 수도권은 -1.77%에서 -2.60% △서울 -1.34%에서 -1.96% △지방 -1.01%에서 -1.42%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뿐만아니라 △5대광역시(-1.53%→-2.05%) △8개도(-0.67%→-0.96%) △세종(-2.33%→-5.00%) 등 전국 각 지역 모두 내림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노원구(-4.28%)였다. 노원구는 급매물 하락거래가 진행되는 중계·상계‧공릉동에서 구축 중소형 평형 중심으로 내림폭이 커지면서 가장 가격 변동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로구는 -0.97%를 기록하면서 25개 자치구 중 가격 하락폭이 가장 작았다.

작년 한 해 누적 기준으로는 전국 평균 -4.68%, 서울 -4.75%, 수도권 -6.48%의 변동률을 각각 기록했다. 전국 평균 변동률은 지난 2003년 통계 산출 이후 최대 하락폭이며 서울은 지난 2012년 -4.75% 이래 약 10년만에 최대 내림폭을 보였다.

주택가격과 함께 전세가격의 하락폭도 덩달아 커졌다. 작년 12월 기준 전국 평균 전세가격 변동률은 -2.42%로 전월 -1.55%에 비해 하락폭이 확대됐다. 

전세가격 하락폭 확대는 △수도권(-2.18%→-3.40%) △서울(-1.84%→-3.08%) △지방(-0.98→-1.53%) △5대광역시(-1.64%→-2.39%) △8개도(-0.55%→-0.93%) △세종(-2.47%→-4.85%) 등 전국을 가리지 않았다.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폭은 더 크게 와닿았다. 서울은 한 달 새 -2.89%에서 -4.80%까지 내림폭이 확대됐고 인천(-3.61%→-5.43%), 경기(-3.30%→-4.96%) 역시 같은 기간 하락폭이 커졌다. 이로 인해 수도권 지역 전세가격 하락폭도 -3.21%에서 -4.97%로 5%대에 근접했다. 

작년 12월 기준 전달 대비 주택가격 변동률 현황/ 한국부동산원
작년 12월 기준 전달 대비 주택가격 변동률 현황/ 한국부동산원

한편 올해 들어서도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 하락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아직 꺼지지 않은 고물가, 경기침체 전망 등으로 인해 실수요층이 그 어느 때보다 주택 구매 등에 신중을 기하고 세입자들은 전세 보다는 월세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상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는 물가가 정책목표상 예상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해 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금리동결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부터 금리를 동결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1·2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연말에는 3%에 가깝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 면에서 5% 이상일 때에 비해 물가·경기·금융 안정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이 있을 때가 됐다”며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은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당시 이창용 총재에 따르면 금융통화정책위원회 위원 7명 중 3명은 최종금리를 3.5%로 제시한 반면 다른 3명은 경제상황에 따라 3.75%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경기 전망도 심상치 않다.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은 16일(현지 시각) ‘수석 이코노미스트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경제 전문가의 3분의 2가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전망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설문 대상자의 63%(다소가능성 45%, 매우가능성 18%)가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설문자 대다수는 미국과 유럽이 올 한 해 저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2년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
2023. 01. 16 한국부동산원
World Economic Forum Annual Meeting
2023. 01. 16 World Economic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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