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애 첫 주택 매수자 1년 새 8만여명에서 3만여명으로 50% 이상 급감

지난해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지난해 생애 최초 주택매수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자가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자의 경우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으로 이뤄져 어떤 계층보다 대출이자에 민감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로 실수요층이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집합건물은 한 동의 건물에서 구조상 구분된 부분이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구분 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을 의미한다.

19일 ‘경제만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집계한 결과, 지난 2022년 수도권 지역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구매한 매수자는 총 16만634명으로 조사됐다. 1년 전인 지난 2021년 30만2,261명과 비교해 46.9% 감소한 규모다. 또 법원이 지난 2010년 관련 통계를 공개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이기도 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작년 서울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2021년(8만1,412명)에 비해 52.4% 급감한 3만8,726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경기는 18만194명에서 약 46.9% 감소한 9만5,671명을, 인천은 1년 전(4만655명) 보다 35.4% 줄어든 2만6,237명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30대 이하의 수도권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도 2021년(17만6,794명) 대비 50.3% 급감한 8만7,928명으로 조사됐다. 이 역시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소치다. 

최근 12년간 수도권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 현황 / 자료=법원등기정보광장, 그래픽=경제만렙
최근 12년간 수도권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 현황 / 자료=법원등기정보광장, 그래픽=경제만렙

서울 지역의 30대 이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2021년 4만9,007명에서 지난해 2만1,286명으로 1년새 56.6% 줄었다. 같은 시기 경기는 10만4,179명에서 5만1,801명으로 50.3%, 인천은 2만3,608명에서 1만4,841명으로 37.1% 각각 감소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팀 차장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는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아 금리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여기에 최근 집값 하락세까지 겹쳐 생애 첫 집합건물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12년만에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21년 12월말 2,837만1,714명이었던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지난해 12월말 2,789만4,228명으로 1년 동안 47만7,486명 감소했다.    

이는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집값은 내리고 있지만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분양가격은 그대로 이거나 오히려 오르면서 청약통장만의 특징이 수요층에게 돋보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집값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신규 분양가의 경우 생애 첫 집을 구매하려는 실수요층에게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더불어 금리인상으로 예금금리까지 오르자 일부 20‧30세대의 경우 집을 포기하고 청약통장보다 금리가 센 다른 상품으로 갈아탄 경우도 속속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금리인상, 경기침체, 원자재가격 상승 등 악재가 지속될 시 청약통장 포기 사례는 더 늘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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