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고,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고,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부터 주주행동주의를 마주했던 SM엔터테인먼트가 완전히 백기를 들었다. 문제를 제기해온 주주행동주의 펀드와 손잡고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주주행동주의가 또 한 번 뜻 깊은 성과를 낸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가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일 “지난해부터 당사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캠페인을 주도해온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제안한 방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주주와 임직원,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얼라인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주주행동에 돌입해 단기간에 굵직한 성과를 내왔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정관 변경 추진 등을 철회시키는 한편,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을 감사로 선임했다. 또한 얼라인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는 오랜 세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 간 계약의 조기종료 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은 얼라인은 SM엔터테인먼트 측이 지난 15일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가 얼라인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고 함께 개선해 나가기로 결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번 발표와 함께 얼라인과 합의한 12개 개선방안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3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특히 새롭게 선임할 사외이사 3인은 사내이사 1인, 외부인사 1인, 얼라인 측 추천위원 1인으로 구성된 임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를 통해 추천하기로 했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는 새롭게 선임할 기타비상무이사에 얼라인의 수장인 이창환 대표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얼라인이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경영 전반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SM엔터테인먼트와 얼라인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및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 △사내이사를 제외한 모든 이사 및 감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보상위원회 설치 △멀티 프로듀싱 체제로 전환 △본사와 자회사가 보유 중인 비핵심자산 매각 및 투자 재원 활용 △업계 최고 수준으로 IR 및 주주 커뮤니케이션 강화 △향후 3년간 당기순이익의 최소 20%를 주주에게 환원 등에 합의했다.

이처럼 대립각을 세워온 얼라인과 손잡은 SM엔터테인먼트의 향후 행보는 국내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평가는 물론,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닐 전망이다. 진짜 변화의 시동을 건 SM엔터테인먼트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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