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주주행동을 전개해 주목을 끌었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이번엔 국내 은행권을 상대로 캠페인에 돌입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주주행동을 전개해 주목을 끌었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이번엔 국내 은행권을 상대로 캠페인에 돌입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주주행동을 전개해 뚜렷한 성과를 거뒀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가 이번엔 은행권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국내 상장 은행들이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려왔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2일 모든 국내 상장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을 위한 캠페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캠페인의 첫 행보로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JB금융지주·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7곳에 일제히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다음달 9일까지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이사회 결의로 도입하고, 공정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하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상장 은행들이 주요 해외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심각하게 저평가 받아왔다고 지적한다. 해외 유수 은행에 비견되는 자산건전성과 자본비율, 자기자본이익률을 갖췄음에도 비효율적인 자본배치와 부족한 주주환원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저평가의 근거로 얼라인파트너스는 PBR(주가순자산비율)과 PER(주가수익비율)을 꼽는다. 주요 해외 은행들은 평균 PBR과 평균 PER이 각각 1.3배, 9.5배에 이르는 반면, 국내 은행들은 0.3배, 3.1배에 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그 원인에 대해 “심각한 저평가 속에서도 경쟁적으로 자산규모 성장만 추구한 탓에 자본배치정책이 비효율적이었고, 그 결과 주주환원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는 대출 성장보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안이 주주가치 제고 및 저평가 해소에 훨씬 효율적이라고 얼라인파트너스는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이 앞으로 대출 성장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할 경우, 자본비율을 지  금보다 유지 혹은 개선하면서도 매년 최소 당기순이익 50% 수준의 주주환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번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못 박은 다음달 9일까지 만족스러운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한 주주제안 진행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7개 은행 모두에 대해 주주명부 열람을 신청하기도 했다.

또한 주주 플랫폼에 캠페인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홍보 활동에 박차를 가해 세력을 키울 계획이다. 오는 9일엔 해당 캠페인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들을 설명하는 공개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주주행동을 전개해 뚜렷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켰을 뿐 아니라, 여러 논란 속에서도 오랜 기간 유지돼온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의 계약을 조기 종료로 이끌었다. 판을 키워 은행권을 정조준하고 나선 얼라인파트너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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