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공시 일타강사’로 나서봅니다.

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25일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개매수를 공시했습니다. / 뉴시스
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25일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개매수를 공시했습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5일,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상장사인 오스템임플란트와 관련해 ‘공개매수신고서’ 및 ‘공개매수설명서’를 공시했습니다. 이어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변동 등에 관한 계약 체결’ 공시 등 관련 공시들이 뒤따라 이뤄졌습니다. 이는 꽤나 이례적인 공시 사항으로 눈길을 끄는데요.

공개매수란 무엇일까요?

공개매수란, 말 그대로 주식을 공개적으로 매수하는 겁니다.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같지만, 그 방식과 의미는 일반적인 장내매수나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과 뚜렷한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공개매수는 기간과 수량, 가격 등을 별도로 정해서 진행됩니다. 일정 기간 동안, 일정 규모의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사들이는 거죠. 이번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공개매수 기간은 1월 25일부터 2월 24일까지 31일간이며, 매수가격은 지난 20일 종가 대비 약 17% 높은 19만원입니다. 매수 목표수량은 최소 239만4,782주~최대 1,117만7,003주로 제시됐습니다. 만약, 공개매수에 응한 물량이 최소치에 미치지 않을 경우 공개매수는 아예 무산되고 최소치 이상~최대치 이하일 경우엔 모두 매수하게 됩니다.

증권거래법은 정해진 기준에 부합할 경우 반드시 공개매수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보유 지분이 이미 5% 이상이거나 매수를 통해 5% 이상이 되는 경우, 6개월 이내에 10명 이상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려면 일부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 반드시 공개매수를 거쳐야 하죠.

이러한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기업 경영권 경쟁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무분별한 기업 인수·합병을 방지해 기업지배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인데요. 즉, 경영권 등을 노린 대규모 장내매수가 비밀리에 이뤄질 수 없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이 같은 공개매수는 주로 적대적 M&A 추진 또는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이뤄지곤 합니다. 어떠한 의도하에 자발적 상장폐지를 하기 위해 활용되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이번 공개매수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이번에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주체는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입니다. 국내 사모펀드인 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죠. 

그리고 이번 공개매수의 이면엔 중요한 ‘계약’이 존재합니다. 이는 ‘경영권 변경 등에 관한 계약 체결’ 공시에 담겨있는데요. 기존 최대주주인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과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1일 주식매매계약 및 투자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최규옥 회장의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144만여주를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2,740억원에 사들이고, 향후 양측이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것이 골자죠. 아울러 이 계약엔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7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에 관한 매도청구권 행사자로 지정되는 것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계약은 공개매수가 성사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공개매수와 주식거래가 모두 정상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잠재발행주식 총수 기준으로 최소 24.6%~최대 8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됩니다. 여기에 최규옥 회장이 보유하게 될 18.9%의 지분까지 더하면 양측은 최소 34.3%~최대 90.7%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예정입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측이 밝힌 향후 계획도 눈길을 끄는데요. 최대한 신속하게 자발적 상장폐지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 유연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의 신속함을 확보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겠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중대 변화가 단행된 시점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많은 혼란을 겪어왔습니다. 그 시발점은 지난해 초 발생한 초대형 횡령 사건이었죠. 이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에선 벗어났지만, 올해 초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주주행동주의 대표주자인 KCGI의 공세도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KCGI는 지난해 12월 보유 중인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이 5%를 넘겼다고 공시하며 보유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습니다. 지난 19일엔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 ‘글로벌 기업 오스템임플란트의 신뢰 회복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죠. 

즉, 여러모로 혼란과 위기를 마주하고 있던 최규옥 회장이 굴지의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고 공동 경영하는 방식의 해결책을 택한 모습입니다.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특히 최규옥 회장으로부터 매입하는 주식 가격과 공개매수 가격이 똑같이 책정된 것을 두고, 최대주주 뿐 아니라 일반 주주에게도 동등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니고 있던 여러 문제들이 새 주인을 만나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조성되고 있고요.

KCGI 역시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KCGI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사모펀드가 오스템임플란트에 거액의 지분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KCGI를 비롯한 주주로서는 두 사모펀드의 투자를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경영 투명성을 위한 독립적 이사회 구성 및 효율적 의사 결정 구조가 확립된다면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 가치는 배가 될 것”이라며 “두 사모펀드가 KCGI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큰 뜻에 동의하리라 믿는다. 기업 가치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에 동참해 전력을 기울여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공개매수가 어느 정도 규모로 성사될지, 오스템임플란트는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의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공개매수신고서’ 공시
2023. 1. 2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의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공개매수설명서’ 공시
2023. 1. 2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변경 등에 관한 계약 체결’ 공시
2023. 1. 2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거래법 제21조
2023. 1. 25. 현재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