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중고차 업계가 발표한 주요 모델 2월 판매 시세를 살펴보면 르노코리아자동차의 QM6와 XM3 모델 거래 시세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는 최근 출시 3년 이내 및 주행거리 6만㎞ 미만 차량 모델의 중고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1개월 내 가격 급락 모델 10종을 발표했다. 첫차의 2월 중고차 시세 급락 자료에 따르면 시세 낙폭이 가장 가파른 모델은 르노코리아 더 뉴 QM6로, 한 달 사이 거래 시세가 5.1% 하락했다. 현재 중고 더 뉴 QM6는 최저 1,650만∼2,99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데, 신차 출고가와 비교하면 최대 약 50% 저렴한 수준이다.

르노코리아 XM3도 첫차의 2월 시세 급락 모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XM3의 2월 중고차 거래 시세는 1,460만∼2,499만원으로 산출됐는데, 전월 대비 시세가 2.1% 하락했다. 신차 출고가 대비 최대 32% 저렴한 수준이다.

QM6와 XM3의 중고차 거래 시세가 낮은 현상은 첫차 외에도 엔카를 비롯해 다른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출고된 QM6 중에서 △누적 주행거리 5,000㎞ 미만 △외판 단순 교환 및 보험사고 이력이 없는 완전 무사고 조건을 충족하는 신차급 모델 거래 시세는 동일한 옵션을 적용한 QM6 신차 견적 대비 12∼15%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시로 지난해 9월 출고 된 후 12㎞를 주행한 완전 무사고 QM6 2.0 GDe 프리미에르 2WD(전륜구동) 등급에 클라우드펄 색상을 적용한 모델의 경우 엔카에서 3,08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모델의 신차 견적을 산출하면 출고가는 3,524만원으로, 400만원 이상(12.6%) 저렴하다.

주행거리가 4,500㎞ 내외·완전 무사고 QM6 2.0 GDe RE시그니처 2WD(전륜구동)에 파노라마 선루프·매직 테일게이트·S-링크 8.7인치 내비게이션 옵션을 적용한 모델도 엔카에서 2,89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해당 모델을 신차로 출고할 경우에는 3,428만원이다.

단 6개월에서 1년 만에 차량의 잔존 가치가 12∼15% 감소한 셈이다. 르노코리아의 프로모션 등을 적용하더라도 완전 무사고 신차급 중고차를 선택하는 게 저렴할 수 있다.

반면 엔카에서 기아 스포티지 1.6 터보 모델을 살펴본 결과 완전 무사고·주행거리 5,000㎞ 이내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중고차 판매 가격은 여전히 신차 가격보다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QM6 모델이 중고차 시장에서 동급 경쟁 차종 대비 시세 하락이 큰 편이라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첫차에서는 이러한 QM6 시세에 대해 제조사의 잦은 할인 프로모션과 정비 편의성이 뛰어난 국산 타 브랜드 중고차로 수요가 분산된 것이 단시간 내 시세 급락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첫차 데이터센터 관계자는 “국산 SUV는 지난해 신차 출고 지연 탓에 구매 수요가 중고 시장으로 대거 몰렸던 대표적인 세그먼트이지만, 최근 달라진 경제 상황과 공급 완화에 따라 중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 시절을 포함해 역대 최저 판매 기록을 경신했으며, 올해 1월에도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2.7% 감소하는 등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르노코리아 신차 구매자가 적은 현상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 결국 중고차 시세 방어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