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는 선방했는데… 두 번째 부분변경 후 판매 감소 본격화
2024년 르노·지리자동차 협력 개발 ‘볼보 플랫폼’ 중형급 HEV 출시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가 지난 9월 국내 출시 7년째에 접어들었다. 르노 QM6는 그간 르노코리아의 내수 실적을 견인하는 캐시카우로 손꼽혔는데 최근 판매량 감소가 두드러지며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요즘 차량의 풀 모델 체인지(완전변경) 주기는 대략 5∼6년으로, 세대 변경을 거치며 판매량 감소에 대응하는 추세다. 하지만 르노코리아는 QM6 후속 모델이나 하이브리드(HEV) 파워트레인 등 신 모델 투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상 현재로서는 침체기에 빠진 QM6의 판매량 감소를 지켜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016년 9월 QM6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QM6는 출시 당시 참신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QM6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2019년까지 꾸준히 판매량이 상승했다.
QM6의 내수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2016년(9월∼12월) 1만4,126대 △2017년 2만7,837대 △2018년 3만2,999대 △2019년 4만7,640대 △2020년 4만6,825대 등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판매가 소폭 감소했지만 나름 선방한 모습이다.
그러나 2021년에는 연간 판매대수가 3만7,747대로 전년 대비 19.4% 감소했으며, 올해도 1∼10월 판매대수가 2만3,5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대수가 21.6% 줄어들었다.
QM6의 판매대수 감소는 두 번째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이 포인트다. 앞서 지난 2019년 6월 QM6 출시 3년 만에 상품성을 개선한 부분변경 모델 ‘더 뉴 QM6’를 선보이면서 외관 디자인을 소폭 다듬고 새로운 편의사양도 추가했다. 여기에 르노 모델의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에르(PREMIERE)를 새롭게 도입해 차별화된 고급성을 강조했다.
2019년 부분변경 모델은 가솔린(GDe) 모델 기준 판매가격이 직전 모델에 비해 10만∼35만원 정도 인상됐지만 2020년까지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20년 11월 또 한 번의 부분 변경을 거친 ‘뉴 QM6’가 출시된 후 내리막을 걷게 됐다. 르노코리아는 뉴 QM6의 트림을 일부 수정하고 전면부 라디에이터그릴과 헤드램프 등 외관 디자인을 다듬으면서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가솔린 모델은 트림별로 29만∼35만원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고, LPG 모델은 54만∼64만원이 인상됐다.
이러한 가운데 신형 모델 출시 계획도 없어 사실상 QM6의 판매량 감소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1일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제품 라이프 사이클(세대 변경 주기)이 하한기에 접어들어 몇 개월은 좀 힘들 수도 있지만 향후 몇 년간은 르노코리아에 지난 몇 년보다 훨씬 좋은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판매량을 늘리려는 시도는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의 수출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한국에 중·대형급 차량의 핵심 수출 기지 구축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르노그룹이 진행 중인 르놀루션 플랜과도 연관성이 있다. 르놀루션의 핵심은 기존의 판매량 중심에서 탈피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것이다.
종합하면, XM3 HEV 이후 당장 신차 투입 계획은 없다는 얘기다. 현재 르노그룹은 중국 지리자동차(吉利·Geely)와 협력해 지리자동차 산하의 볼보자동차에 사용하는 CMA 플랫폼을 활용한 D세그먼트(중형급) HEV 차량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해당 모델은 2024년 국내 시장에 출시 예정이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을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연구 개발 중인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또 다른 신차 쿠페형 SUV HEV 모델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2023년은 신차 없이 현재 라인업 그대로 힘겨운 시기를 버텨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르노그룹은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서 QM6(콜레오스) 및 XM3(아르카나)를 비롯해 △오스트랄 △클리오 △캡처 △에스파스 △그랜드 세닉 △캉구 △메간 및 메간 에스테이트 △메간 E-테크 일렉트릭 △트위지 △트윙고 △조에 E-테크 일렉트릭 △트래픽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해당 모델들 중 오스트랄의 경우 올해 초까지 QM6의 후속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소문이 돌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클리오와 캡처, 조에 등 일부 모델이 이미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아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철수를 결정한 것을 감안하면 오스트랄 역시 국내에 출시되더라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르노코리아자동차 2016년∼2021년 연간 판매실적 및 2022년 10월 누적 판매 실적 | |
---|---|
2022.11.22 | 르노코리아자동차 |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방한 기자간담회 | |
---|---|
2022.10.11 | 르노코리아자동차 |
관련기사
- 5년 사이 희비 엇갈린 ‘르쌍쉐’… 쌍용차만 반등
- 르노 XM3 HEV 국내 물량 축소 배경엔 ‘수익성’… 흥행 여부 안갯속
- 회복세에도 여전히 초라한 실적… SM6 “아 옛날이여”
- 中 지리그룹, 르노코리아 지분 34% 인수… “신차 개발 등 시너지 효과 기대”
- 르노삼성, 중국산 볼보 ‘링크앤코’로 실적 개선 가능할까
- 르노 XM3, ‘창문 이탈’ 결함 속출… 소비자들 “리콜해야”
- 르노코리아와 삼성의 ‘진짜 이별’은 언제쯤?
- 신차 없는 르노코리아… 올해 잘 버틸까
- 르노코리아, ‘QM6 밴’으로 재도약 가능할까
- 르노코리아 QM6·XM3, 중고차 시세 하락폭 커
- 르노코리아, QM6 세 번째 부분변경… 가뭄에 단비 될까
- [민기자의 ‘드라이빙’] 르노 더 뉴 QM6, ‘가족고객’ 겨냥한 실용성 위주 구성 눈길
- 이미지 쇄신 나선 르노코리아… ‘로장주’ 달고, 사명·차명도 바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