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6개월 맞아 보호예수 대거 해제… 전체 주식의 ‘43.1%’
실제 시장에 풀릴 물량은 적을 듯… 부진한 주가도 변수

‘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지난해 8월 코스피 시장에 데뷔한 쏘카는 상장 6개월을 맞아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됩니다. / 뉴시스
지난해 8월 코스피 시장에 데뷔한 쏘카는 상장 6개월을 맞아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됩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17일, 코스피 상장사 쏘카는 ‘쏘카 보통주 보호예수기간 만료 안내’를 제목으로 하는 ‘기타 안내사항’을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8월 22일 상장한 쏘카가 상장 6개월을 맞이하면서 ‘6개월 의무보호예수’가 만료되는데 따른 안내입니다. 

의무보호예수란 무엇일까요?

먼저, 보호예수는 주식 또는 중요 문서 등을 한국예탁결제원이나 증권회사, 금융회사가 보관해주는 업무입니다. 주식시장에서의 보호예수는 대주주 등이 정해진 기간 동안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액투자자 보호장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보호예수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 또는 경영 의지를 강조하거나 주주친화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기도 합니다만, 규정에 의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롭게 상장하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할 때가 그렇죠. 상장 직후 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겁니다.

새롭게 상장하는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최대주주는 6개월간 한국예탁결제원에 의무보호예수를 해야 합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엔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2년이며, 1년이 경과한 뒤에는 매월 일부씩 반환 및 매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상장 과정에서 자발적 보호예수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최대주주가 의무보호예수에 이어 자발적 보호예수를 추가하거나, 규정 상 보호예수 의무가 없는 기존 주주들이 자발적 보호예수에 나서는 건데요. 앞서 살펴본 자발적 보호예수 목적과 마찬가지 측면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우여곡절 끝에 상장한 쏘카 역시 의무보호예수 및 자발적 보호예수가 있었습니다. 최대주주 및 일부 특수관계인은 의무보호예수에 6개월의 자발적 보호예수를 추가했고, 2대 주주인 SK와 3대주주인 롯데렌탈, 그리고 여러 기관투자자 등 기존 주주들은 일부 및 전체 보유 주식에 대한 1개월~6개월의 자발적 보호예수에 동의했습니다. 보호예수가 설정된 주식은 2,797만여주로 전체의 무려 85.49%를 차지했죠. 이 중 절반이 넘는 1,411만여주가 6개월 보호예수였고, 전체를 기준으로 해도 43.1%에 달했습니다.

보호예수 해제는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요?

보호예수가 주가안정과 이를 통한 소액투자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면, 보호예수 해제는 상당한 물량의 주식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보호예수 해제는 통상 주가 측면에서 악재로 평가되며, 해제를 전후로 한 주가 향방에 이목이 쏠리곤 합니다. 쏘카의 경우 이번에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물량이 상당히 많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이번 보호예수 해제가 쏘카 주가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주식 중 15.8%는 쏘카 관계사와 임원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고, 68.9%는 전략적 차원에서 투자 중인 2·3대주주 SK와 롯데렌탈이 보유 중입니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주식의 84.8%는 당장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아주 낮은 셈이죠.

주가 또한 중요한 변수입니다. 쏘카는 상장 당시 공모가가 2만8,00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아쉬운 행보를 이어갔고, 지난해 10월엔 1만5,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상장 초기 3일을 제외하면 줄곧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죠. 현재 주가도 2만원대 초반에 불과합니다. 기관투자자들이 낮은 주가를 감수하고 처분에 나설 수도 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래를 도모할 수도 있습니다.

쏘카의 6개월 보호예수 해제 시점은 오는 22일입니다. 보호예수 해제가 쏘카의 주가를 어디로 이끌고 갈지 주목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쏘카 ‘기타 안내사항’ 공시
2023. 2. 1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쏘카 ‘증권신고서’ 공시
2022. 8. 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쏘카 주가
2022. 8. 22. ~ 2023. 2. 20.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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