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의 한국조선해양이 STX조선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 STX중공업
HD현대그룹의 한국조선해양이 STX조선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 STX중공업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이 STX중공업을 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 인수를 추진하고 나선 가운데, 조선업계의 ‘새판 짜기’가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한화는 HSD엔진 인수 추진… 한층 치열해지는 경쟁구도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일 진행된 STX중공업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실사에 참여하며 경쟁구도를 형성했던 한화그룹과 사모펀드 운용사 소시어스가 본입찰에선 발을 빼면서 HD현대그룹이 STX중공업을 품을 가능성이 무척 높아진 것이다.

HD현대그룹의 STX중공업 인수는 선박엔진 부문 강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STX중공업은 선박엔진 부문에서 전 세계 3위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HD현대그룹 역시 이미 선박엔진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위상을 지니고 있지만, STX중공업을 품에 안을 경우 업계 내 존재감이 한층 더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너지 효과 또한 기대된다. 선박엔진 부문은 특히 친환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로써 국내 조선업계는 재편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게 됐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확정지으며 조선업계에 뛰어든 한화그룹은 STX중공업 인수전에선 발을 뺐지만 이에 앞서 또 다른 선박엔진 기업인 HSD엔진 인수를 추진하고 나선 바 있다.

이처럼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면서 일각에서는 향후 국내 조선업계가 기존 ‘빅3’ 체제에서 ‘빅2’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또한 조선업계에 나타나고 있는 재편 움직임이 호황기 이후 국면에 어떻게 작용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2~3년간 수주 호조를 이어온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부터 실적 측면의 반등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으론 올해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등 호황기 이후에 대한 신중함도 엿보인다.

변화의 물결 속에 놓인 조선업계가 향후 어떤 구도로 경쟁을 이어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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